▲사회적 자본의 한계생산이 물리적자본의 한계생산보다 훨신 더 크다.한계생산 체감의 법칙에 따라, 이미 많이 투입되어 있는 물리적 자본(도로, 건물 등)을 추가로 투자할 경우, 그로 인해 소득이 증가되는 것은 매우 적습니다. 그에 반해, 현재 매우 적은 사회적 자본(신뢰, 협동, 대화, 참여)에 투자할 경우, 그로 인한 소득 증가분이 매우 큽니다.
장용창
이 질문에 대한 답을 드리겠습니다. 경제학 원론 책에 '한계 생산 체감의 법칙'이 나옵니다. 생산에 투입하는 어떤 요소의 양이 증가할수록, 그 투입으로 인해 증가되는 생산량은 점점 줄어든다는 뜻입니다.
이미 짐작하셨겠지만, 도로와 건물 등의 물리적 자본은 우리나라에 너무 많은 반면, 대화, 신뢰, 시민 참여 등의 사회적 자본은 너무 적습니다. 그러므로, 예를 들어, 이런 물리적 자본을 1조 원만큼 투자할 경우, 그로 인한 생산의 증가량은 0.1조 원밖에 안 됩니다.
그에 반해 우리 사회에 거의 없는 사회적 자본을 1조 원만큼 투자할 경우, 그로 인한 생산의 증가량은 3조 원씩이나 됩니다. 그러므로, 똑같은 1조 원의 정부 자금을 지출할 거라면, 건축물과 같은 물리적 자본에 투자하는 것보다 참여와 대화 등의 사회적 자본에 투자하는 것이, 우리 경제의 성장을 위해서도 더 좋은 것입니다.
사회자본의 생산성은 측정하기가 매우 어렵기 때문에, 사회자본의 생산성이 높다는 저의 주장을 증명해줄 직접적인 증거는 없습니다. 하지만, 간접적인 증거는 있습니다. 예를 들어, 경남 거제에서 경북 구미까지 이어지는 남부내륙고속철도의 비용편익 비율은 약 0.58~0.71밖에 안 됩니다(KDI 공공투자관리센터. 2017. 남부내륙선 철도 건설 예비타당성 조사 보고서).
이것은 100원을 투자하면 최대 71원밖에 못 건진다는 뜻이며, 수익률로 표현하면 마이너스 29%라는 뜻입니다. 그만큼 생산성이 낮습니다. 왜 그럴까요? 우리나라에 교통 인프라가 이미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마찬가지로, 가덕도 신공항의 비용편익 비율도 약 0.7입니다(매일경제신문 2020년 11월 16일 기사).
그에 반해 대화와 신뢰와 같은 사회적 자본은 어떨까요? 1960년 이후 60년 넘게, 우리나라는 물리적 자본에만 투자했을 뿐, 사회적 자본에는 거의 투자를 안 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의 현재 사회적 자본의 수준은 선진국들 중 최저치입니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의 언론 신뢰도는 선진국 37개국 중 꼴찌입니다(한겨레, 2018년 6월 14일 기사).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6개국 중 늘 30위권에 있다가, 그나마 2018년에 22위로 다소 올라왔습니다(한겨레, 2019년 11월 14일 기사). 그런데, 사회적 자본이 이렇게 부족하다는 것은, 거꾸로, 사회적 자본의 한계 생산성이 매우 높을 수 있다는 것을 뜻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