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30일 부산 가덕도, 북항 등을 방문하자 환경단체 회원들이 기습시위를 펼치고 있다. 가덕신공항반대시민행동, 탈핵부산시민연대 소속 단체 회원 7명은 송영길 당 대표의 탈원전 발언과 여당의 신공항 추진에 강하게 반발했다.
김보성
부산을 찾아 예산정책협의회를 열고 현안 지원에 나선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두 번째 일정에서 맞닥뜨린 건 환경단체의 기습시위였다.
송영길 대표의 부산행 소식을 접한 가덕신공항반대시민행동, 탈핵부산시민연대 소속 단체 회원 7명은 30일 오후 3시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 5층에서 "가덕신공항 추진 중단하라", "핵마피아 당대표 송영길부터 퇴출" 등을 외치며 항의 행동을 펼쳤다.
전국을 돌고 있는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부산에서 가덕도신공항 현장 방문, 예산정책협의회 일정을 잇달아 진행했다. 부산의 주요 사업 등을 살피고 지원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행사였지만, 환경단체는 송영길 대표의 방문을 환영하지 않았다.
"신공항 건설 추진 중단하라"
"핵마피아 정당이 될 것인가"
현장에서 시위를 한 이들은 송영길 대표의 이틀 전 발언에 크게 반발했다. 지난 28일 경상북도 예산정책협의회 자리에서 나온 탈원전 언급이 논란이 됐다. 당시 송 대표는 "문재인 정부가 탈원전 정책을 취한 게 아닌데 오해되는 면이 있다"라며 에너지믹스(원전+재생에너지)와 SMR(Small Modular Reactor, 소형모듈원자로)의 필요성을 부각했다. 지난 2017년 고리원전 1호기 영구정지 선포식에서 탈원전 시대를 열겠다던 문 대통령의 약속과는 상반된 입장이었다.
집권당 대표의 이런 태도를 용인할 수 없다던 환경단체는 예고없이 시위를 진행했다. 갑작스러운 사태에 수십여 명의 경찰이 이들을 둘러싸 접근을 차단했다. 충돌은 더 거세졌다. 환경단체는 "우리를 막지 말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부산에너지정의행동 강언주 활동가는 "송영길 당대표에게 항의하러 왔고, 탈핵 약속에 대한 책임있는 말을 해달라는 요구마저 차단하고 있다. 신변보호 요청을 했다는데 소통이 안 되는 정부·여당의 모습에 화가 난다"라고 말했다.
탈핵단체 곁에는 신공항반대 단체도 함께했다. 손상우 가덕도신공항반대시민행동 집행위원은 "가덕신공항으로 전국적 난개발 상황이 확산하고 있다"라고 우려를 전했다. 그는 "여기저기에서 특별법 목소리가 커지면서 우리 국토를 다 까뒤집는 근거가 되고 있는데, 여당은 이에 책임을 져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예산정책협의회 장소 바깥에서 환경단체의 시위가 계속되는 동안 송영길 대표는 이번 부산 방문의 의미를 직접 설명했다. 경북과 달리 탈원전 발언은 따로 없었다. 그는 "부산 보궐선거에서 민심 회초리를 받은 만큼 더 반성하고 쇄신하겠다"라면서 "부산시민의 아픈 마음을 잘 끌어안고 새로운 각오로 부산 위해서 뛰겠다"라고 말했다. 가덕도를 방문한 내용도 언급하며 신공항의 조속한 건설을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