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라갯벌 입구에 모인 참가자들 수라갯벌에 들어가기 전 서로 인사를 한다.
오동필
지난 3일 오전 9시 30분 새만금신공항백지화공동행동(이하 공동행동)은 새만금 신공항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한 새만금 수라갯벌을 시민들과 함께 직접 걷는 시간을 만들었다. 수라갯벌을 직접 보기 위해 전주와 군산 및 다양한 지역의 사람들이 군산공항 정문에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일반 시민에서부터 매달 새만금 모니터링을 진행하는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을 비롯해 안타까운 소식을 듣고 달려온 생태 전문가와 소설가 김탁환 작가까지 20여 명이 참여해 수라갯벌의 살아있는 멋진 경관을 감상했다.
이렇게 모인 사람들은 두세 그룹으로 나눠 야생동물 전문가를 따라 주변의 생태 이야기를 들었다. 대학생 탐조인이 저어새를 모니터링하기 위해 물끝선을 향해 가기도 하고 무리를 이루어 현장 가이드인 구중서 공동행동 집행위원장의 이야기를 듣는 등 3시간의 생태투어에 참여했다.
시작은 수라마을 입구에서 시작했으나 여정은 순탄치 않았다. 수라갯벌 환경감시원이라는 마을 분이 새만금개발청에서 못 들어가게 하라고 지시했다는 것이었다. 아이들과 일반 시민들이 직접 수라갯벌을 보고자 하는 걸음까지 못하게 한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자연의 소리만이 들리는 곳에서 아이들과 청년들의 발걸음은 가벼웠다.
새만금개발청은 새만금 인근 마을 사람을 고용해 환경감시원이란 이름으로 몇개월씩 갯벌 입구 감시 일을 시키고 있다. 과거 농어촌공사가 어민들을 위해 폐기물 등을 버리는 사람들을 감시하기 위해 마련한 아르바이트지만, 갯벌이 사라진 마을 사람들의 불만과 어민공동체의 입을 막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는 듯했다. 하지만 바다와 갯벌을 잃은 마을 사람들에게는 작은 소일거리라도 있어야 하는 상황이다.
'며칠 전까지 갯벌에 들어갔는데 개발을 할 곳이라며 들어가지 못하게 한다는 것은 공권력을 이용한 횡포라고 봐야 한다'고 구중서 집행위원장이 말했다. 현재 이곳은 전략환경영향평가를 위해 환경조사를 하는 곳으로 현재도 이곳은 유보용지로 사실상 공유수면이다.
비행기가 머리 위를 낮게 날았다
10시 30분쯤 되었을까? 사람들은 군산공항 활주로가 보이는 제방에 올랐다. 제방을 걷는 사이 굉음을 내는 비행기 한 대가 활주로에 착륙하기 위해 머리 위를 낮게 날았다. 군산공항은 민군이 함께 쓰는 겸용공항이다. 우리나라는 청주공항을 비롯한 8개의 민군 겸용공항이 있다. 비행기 몸체에 '제주에어'란 글씨가 선명했다.
우리나라는 철도와 고속도로의 이용률을 높이기 위해 수많은 투자를 하여왔다. 때문에 과거에 비해 비행기보다 자동차와 열차를 이용하는 것이 많이 빨라졌다. 이런 이유로 군산공항의 경우 서울노선은 적자로 사라지고 제주노선만 운항하는 실정이다.
머리 위로 나는 제주에어 항공기를 보내고 탐방팀은 곧바로 수라갯벌로 들어갔다. 수라갯벌에 들어간 사람들은 머리까지 올라오는 갈대 및 사초군락을 비집고 지나야 했다. 사람들의 시선에 광활한 갈대군락과 사초군락, 그리고 해홍나물과 퉁퉁마디와 같은 독특한 경관의 연안습지는 감탄사를 만들어 내는데 손색이 없었다.
처음 와본 시민들은 우리나라에 이런 염생식물과 사초류의 드넓은 경관을 보며 걸을 수 있다는 것이 색다른 체험이라며 연신 즐거운 표정을 지어냈다. 이런 경관은 일제 강점기와 간척사업이 붐이었던 80~90년대 대부분 사라졌기 때문이다.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 김형균 공동단장은 잘 알려지지 않았던 순천만이 전 국민이 아는 관광지가 된 것은 흑두루미를 보호하기 위한 갯벌 준설 금지에서부터 시작되었고 이제는 순천시의 관광 일번지로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흰발농게를 만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