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확인, 진실 확인 등 우리말이 있는데 팩트체커라 써야 이해하나?
방송기자연합회
풍경, 전망, 경치란 좋은 단어는 사라지고 언제부턴가 오로지 '뷰'다. 그리고 1인기업 대표도 무조건 CEO다. 영어 땡큐를 '쌩유'라고 한다. 떡볶이를 먹으며 '1도 안 맵다'고 한다. 이건 무슨 해괴한 말인가?
솔직히 같은 집단에서는 '외국어'를 어떻게 사용하든 큰 문제가 되진 않는다. 그러나, 다양한 대중을 대상으로 외국어를 무분별하게 사용한다면 그것은 심각한 외국어 남용이다. 이유는 알맞은 우리말이 있고, 그 외국어가 생소한 다수가 있기 때문이다.
'외래어'는 외국에서 들어와 국어로 인정받아 <외래어 표기법>에 따라 적고, 쓰이는 단어를 뜻한다. 우리말에서 적당한 대체어가 없는 단어로, 예를 들면, 컴퓨터, 인터넷, 바나나, 볼펜, 가스, 텔레비전, 오토바이 등이다.
그런데, '외국어'는 외국에서 들어온 말로 아직 국어로 정착 및 인정받지 못한 단어다. 외래어는 우리말이기 때문에 따로 대체할 필요가 없지만, 외국어는 우리말로 대체해 사용해야 한다. 송철의 국립국어원장은 "외래어는 고유어와 함께 자국어의 일부지만 외국어는 자국어가 아니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라고 했다.
올바르게 뜻 전달도 안 되는 쓸데없는 외국어, 말 줄임을 지나치게 사용하는 언론, 방송, 정부 부처 홍보 문구 및 보도자료 등이 우리말을 다 망치고 있다. 우리말로 충분히 사용가능해도 언제부터 인가 멋있게, 고급스럽게 보이려고 외국어 사용을 남발하고 있다.
조선 초기까지는 우리 선조들은 엄연한 우리말이 있어도 중국 글자인 한자로 표기해야 했다. 시간 많은 지배층인 양반들이야 한자를 공부했지만, 온종일 농사일에 바쁜 일반 백성들은 그럴 여유조차 없었다. 그래서, 조선 4대 세종대왕이 자음 14자, 모음 10자인 '백성을 가르치는 바른 소리'인 한글 훈민정음을 창제했다.
그러나, 사대주의에 절어 중화의 문화를 숭배했던 신하들은 한자를 모르는 백성들은 이두를 쓰면 된다고 주장했고, 양반들은 한자만 고집하며 한글을 무시했다. 그래서, 훈민정음은 한동안 천민과 여성들만 사용하는 낮은 언문 위치에 머물렀다.
훈민정음을 반포한 지 3년 만에 백성들이 정승들의 잘못을 비난하는 한글로 쓴 방이 등장했다. 16세기엔 한글이 백성들 사이에 널리 쓰였고, 조선 후기에는 양반 사이에도 한자와 한글을 혼용하기 시작한다.
일제 강점기 1933년 조선어학회는 수많은 일제의 방해 속에서도 우리말을 연구해 현재까지 한글 표기의 기준이 되는 '한글 맞춤법 통일안'을 발표했다. 일제는 민족말살정책의 하나로 일본식 성명 강요, 우리말과 글 사용까지 금지하고 탄압했다.
그렇게 지켜낸 우리말과 우리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