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홈리스 부실급식 규탄 및 당사자 요구 성명 발표 기자회견
홈리스행동
코로나로 더욱 어려워진 거리노숙인
거리노숙(rough sleeping) 상황은 매우 위험하다. 그래서 어느 나라이건 가장 기본적인 정책원칙으로 거리노숙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거나 가능한 신속하게 거리노숙 생활에서 벗어나도록 지원하고 있다. 방역위기 상황에서는 거리노숙의 위험성은 더욱 심각해진다.
거리노숙인은 24시간 마스크를 써야 한다. 사적 공간이 없으니 '사회적 거리두기'가 불가능하다. 코로나 방역 문제로 급식이 중단되거나 (거리노숙인이 접근하기 어려운 행정절차를 가진) 코로나 음성판정 확인이 있어야 급식을 이용할 수 있게 된 상황에서 거리노숙인의 급식이용은 이전보다 어려워졌고, 노숙인의 하루 끼니 숫자가 감소했다는 조사결과가 발표된 바 있다.
노숙인이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제한된 (공공)의료기관은 코로나 진료로 인해 노숙인 진료가 불가능해지거나 현저히 축소되었다. 노숙인의 입장에서는 필수적인 생활유지서비스의 문턱이 높아졌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비롯한 방역 규칙은 노숙인뿐 아니라 전 국민이 예외 없이 지켜야 한다. 하지만, 사회적 거리두기가 가능하도록 물리적 조건을 확보하는 것은 정부와 지자체의 책임이다.
거리노숙인에 가장 필요한 주거지원 정책
작년 4월, UN주거권특별보고관이 "홈리스 보호를 위한 코로나19 지침"을 발표하면서 "위생 시설과 잠자리를 공유하는 응급 쉼터는 일반적으로 '집에 머물기'와 '물리적 거리두기'를 선택하기에 적절하지 않으며, 이러한 시설을 공유하는 것은 바이러스 확산에 기여할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지난 2월 서울시 인권위원회도 노숙인 집단감염 사태에 주목하고 독립적인 위생설비를 갖춘 개별 주거를 제공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정책이라며, 노숙인에 관한 적절한 주거대책을 신속히 마련할 것을 긴급성명을 통해 요구한 바 있다. 결국 집단적 시설입소를 유도하거나, 생활유지서비스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는 것으로는 곤란하고, 주거지원의 방법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야 한다는 것이 복지전문가들과 현장의 견해이다.
그 비싼 집을 사주거나 전세금을 제공하라는 의미가 아니다. 공공임대주택을 활용하여 월세를 부담하며 생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거나, 다른 사회서비스가 추가적으로 필요한 경우 서비스와 함께 지원되는 지원주택(supported housing)을 활용하는 등의 정책을 확충하는 것이다.
주거에 기반하여, 일자리 기회를 제공하거나 전 국민에게 적용되는 복지제도와 서비스를 연결하여 스스로 월세를 부담할 수 있는 방법으로 대응하는 것이 가장 우선되어야 한다. 사회복지영역에서 탈시설화가 강조되는 시점인데 아직도 거리노숙인에게 시설입소 연계를 우선 방법으로 설정하는 정책은 명백히 잘못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