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연속으로(130x70, 지본담채)'. 윤승호 화가는 인위적인 것을 배제한 자연스러운 발묵법으로 우리 고유의 정서와 정신을 담아내기 위해 노력한다. 자연스러운 먹의 퍼짐은 치밀하게 계산한 의도로는 표현할 수 없는 오묘한 경지를 선사한다.
윤승호
"화선지에 먹물을 떨어뜨리고 번짐을 바라보는 순간이 가장 큰 매력입니다. 의도가 없는 자연스러움에서 출발하는 것이죠."
21일 윤승호 화가는 한국화의 매력은 자연스러움에 있다고 했다. 지난 1977년 미대에 입학해 지금껏 그림을 그려왔지만 이 순간만큼은 아직도 설렌다.
윤 화가가 자신의 인생작으로 고민 끝에 선정한 '자연 속으로'는 현대 한국화의 진수를 담은 한 폭의 비경이다. 가장 기본적인 아름다움을 간직한 검은색의 번짐을 바탕으로 화려하지만 기품이 넘치는 다양한 색들이 물이 되고, 꽃이 되고, 구름이 되고, 하늘이 된다.
역사에 대한 관심이 자신을 한국화의 길로 이끈 것 같다는 윤 화가는 작품을 통해 오랜 세월 동안 이어져 내려온 우리의 정서와 정신을 오롯이 지켜내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한다. 물질만능주의에 빠진 현 세태에 조금이나마 경종을 울리기 위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