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의 한 중고서점 외벽에 그려진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부인 김건희씨를 비방하는 내용의 벽화가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30일 오전 한 시민이 벽화에 위에 문재인 대통령을 모욕하는 낙서를 지우고 있다.
유성호
"극우유튜버들이 진을 치고 있으니 무서워서 손님들이 들어오지도 못한다."
일명 '쥴리 벽화'가 그려진 서울 종로구 관철동의 중고서점 관계자는 30일 오전 <오마이뉴스>를 만나 한숨을 쉬며 말했다. 그의 말대로 이날 이 중고서점 앞에선 삼각대에 핸드폰을 거치한 유튜버들이 오가는 시민과 쥴리 벽화를 찍으며 생중계 방송을 하고 있었다. 서점 정문 바로 옆에 선 한 60대 남성은 '부정선거 증거 나왔다'고 새겨진 대형 피켓을 들고 "부정선거의 뒷배는 중국 공산당이다. 한국 언론 각성하라"라고 소리를 질렀다.
하루 전날인 29일에도 보수유튜버들은 이른 아침부터 현장을 찾아 확성기를 이용해 노래를 틀고 1인 시위를 하며 욕설을 쏟아냈다. 벽화가 보이지 않도록 차량을 세워 일대에 교통체증을 유발하기도 했다.
결국 벽화를 둘러싼 논란이 거세지자 벽화 제작을 지시한 중고서점주인이자 건물주인은 쥴리 벽화 속 문구를 지우겠다고 밝혔고, 30일 오전 9시께 벽화에 새겨진 '쥴리의 남자들', '쥴리의 꿈! 영부인의 꿈!'이란 문구를 흰색 페인트를 이용해 지웠다. 하지만 이미 벽화에는 '문재인 X자식'이란 문구와 의미를 알 수 없는 낙서가 돼 있는 상태였다.
일명 '쥴리 벽화'는 2주 전쯤 중고서점 벽면에 가로 약 15m 세로 2.5m 길이로 새겨졌다. 벽화를 바라보고 우측 끝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부인인 김건희씨를 뜻하는 듯한 여성의 얼굴과 함께 '2000 아무개 의사, 2005 조 회장, 2006 아무개 평검사, 2006 양검사, 2007 BM 대표, 2008 김 아나운서, 2009 윤서방 검사'라고 적혀 있었다.
'쥴리'란 명칭은 '윤석열 X파일'에 언급된 이름인데, 이 문건에는 과거 김건희씨가 '쥴리'라는 예명으로 활동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와 관련해 윤 전 총장은 "아내는 술 마시고 흥청거리는 것을 싫어한다"며 사실이 아니라고 일축했다. 김씨도 "박사학위까지 받고, 대학 강의 나가고 사업하느라 정말 쥴리를 하고 싶어도 제가 시간이 없다"라고 해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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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쥴리 벽화’ 위에 문재인 대통령 모욕 낙서 놓고 실랑이 벌이는 보수 유튜버와 시민 30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부인 김건희씨를 비방하는 ‘쥴리 벽화’가 그려진 중고서점 앞에서 벽화 위에 문재인 대통령을 모욕하는 낙서가 되어 있자, 유튜버와 시민이 실랑이를 벌였다. ⓒ 유성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