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자위대의 아프가니스탄 현지 일본인 1명 수송을 보도하는 NHK 갈무리.
NHK
일본이 아프가니스탄에 있는 자국민과 현지 직원을 데려오겠다며 자위대 수송기를 급파했으나 대피 작전이 난항을 겪고 있다.
일본 공영방송 NHK에 따르면 27일 자위대는 아프간 수도 카불 공항에서 일본인 1명을 수송이기에 태워 파키스탄으로 옮겼다. 아프간에 있던 일본인이 자위대 수송기에 탑승해 대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일본은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아프간을 점령하자 현지에 남아있는 일본대사관 및 일본국제협력기구(JICA)의 일본인, 아프간 직원들과 그 가족 등을 대피시키기 위해 자위대 수송기를 보냈다. 일본 정부는 최대 500명을 대피 희망자로 선정하고 자위대 소속 C-2 수송기 1대와 C-130 수송기 2대를 동원했다.
그러나 수송기에 탑승할 카불 공항에 도착한 사람이 거의 없었다. 전날 밤 일본인을 포함해 수백 명이 20여 대의 버스에 나눠타고 카불 공항으로 출발했지만, 공항 인근에서 폭탄 테러가 발생해 이동을 포기했다.
결국 일본인 1명 만이 겨우 수송기에 탑승하는 데 그쳤고, 자위대 측은 이 1명이 공항에 도착할 수 있었던 경위는 공개하지 않았다. 일본은 대피 작전 기간을 이날까지로 정했기 때문에 현지에 파견된 외무성 직원과 자위대원들도 아프간에서 철수했다고 NHK가 전했다.
대피 작전이 사실상 실패로 끝나자 일본에서는 정부의 허술한 준비에 대한 비판과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이날 교도통신에 따르면 "방위성과 자위대 내부에서는 현지 정세를 충분히 알지도 못하면서 안전하다고 주장하며 파견해 자위대원들이 위험에 처했다며, 정치 판단의 미스가 분명하다는 지적이 나왔다"라고 전했다.
방위성의 한 간부는 "아프간 주재 일본대사관 직원들이 먼저 대피한 뒤, 외무성이 다양한 채널을 동원해 탈레반 측과 (대피에 관한) 의사소통을 하겠다는 계획이었으나, 무리였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간부도 "더 빨리 움직였다면 상황이 다른 방향으로 전개될 수도 있었다"라며 "지금으로서는 자위대원들이 무사히 돌아오기 만을 바랄 수밖에 없다"라고 걱정했다.
일 언론 "한국 '미라클 작전' 대성공... 일본은 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