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의류 시스템은 자원에 압력을 가하고 환경을 오염시킨다.
EllenMacArthurFoundation
'소비의 창피함'
- 환경과 관련된 사안은 기후, 동물, 먹거리 등 다양한 관심사로 연결되어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러 가지 연결지점 중에서 '패션'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저는 통번역 일을 하고 있어서 외신을 접할 기회가 많고 최근 유럽에서 환경 문제에 어떻게 대응해나가는지 찾아보기도 합니다.
그 과정에서 알게 된 것이 바로 '소비의 창피함'이라는 말입니다. 스웨덴 어로 숍스캄(Köpskam, 영어로 Buying shame)이라고 하는데요, 젊은이들이 사이에서 이러한 말을 사용하며 쇼핑을 하지 말자라는 운동이 일어나고 있어요.
학생들은 무언가를 소비하고 싶은 욕구가 얼마나 많겠어요. 그렇지만 그러한 욕구를 절제하고 의류와 관련된 소비 자체를 줄이는 것을 생활화하는 모습을 보며 한편으로 어른으로서 죄책감이 들기도 했습니다.
또 왜 한국에서는 의류 산업의 악영향에 대해 인지하지 못하고 있을까 하는 의문이 생기기도 했어요. 제가 지금까지 봤을 때 의류 산업과 환경 관련해서 목소리 높여서 이야기하거나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단체나 사람을 본 적이 없습니다.
음식 소비, 플라스틱 사용 등에 대한 움직임은 많지만 패션 산업이 환경 오염을 일으키는 가장 심각한 산업 중 하나인데 아직도 아무도 얘기를 안 하고 있다는 사실이 제 마음을 급하게 만들었어요. 그래서 누군가 빨리 활동을 시작하고 관련된 사실을 알리면 어떨까 싶었고 저와 함께 출판일을 하던 분들과 마음을 모아 '다시입다연구소'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 정말 환경에 대한 걱정으로 '다시입다연구소'가 시작되었는데, 이곳 협업공간에 입주하기 이전까지 어떻게 활동을 지속할 수 있었나요? 활동을 위한 공간이나 재정을 마련하는 것이 어려웠을 것 같아요. 또 함께 활동하는 분들이 어떻게 모이게 되었는지도 궁금합니다.
"지금 '다시입다연구소'에서 함께 일하는 분들은 이전에 저와 독립출판을 했던 동료들입니다. 저희가 잡지를 만들었는데, 매번 잡지를 낼 때마다 계속 공통으로 나오는 이슈가 환경이었어요. 3명 다 환경단체에 회원이니 모이면 환경 얘기를 많이 하게 되더라고요. 그러나보니 그 멤버들이 자연스럽게 '다시입다연구소'의 구성원이 되었습니다.
협업공간 '엮다'에 입주하기 이전에는 상주할 장소 없이 각자의 공간에서 업무를 진행했습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열린 공간이었던 서울시NPO지원센터 1층의 '품다'에서 주로 만나 회의를 하거나 일을 했었어요. 그러면서 센터의 지원사업이 무엇이 있는지 관심있게 찾아보기도 했어요. 그러다 작년에 비영리스타트업 4기에 선정되어 본격적으로 활동을 넓혀나갔고, 그 인연으로 올해는 협업공간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 센터 내 협업 공간은 '다시입다연구소'에게 어떤 도움과 자극이 됐나요?
"이 공간의 독립적이고 자유로운 분위기 덕분에 우리가 해야 할 일에 몰입할 수 있었습니다. 더불어 협업 공간에 입주한 다른 단체들도 모두 공익 활동을 하는 곳들이고 저마다 추구하는 가치가 있나보니 이 분들과 교류하며 가치관이 넓어지기도 했습니다. 다른 입주 단체와 협업을 하는 것도 좋겠다 싶은데 공익 활동이더라도 각자 분야가 다르다보니 쉽지 않더라고요. 언젠가 접점이 생긴다면 다른 입주 단체와도 함께 활동할 수 있길 바라고 있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쇼핑이 어떤 문제점을 지녔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