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안내 배너아기 병원 입구의 안내 배너
최원석
아내가 간호사님께 다시 전화를 걸었다. 간호사님은 혹시 아기가 예방접종을 맞고 이상 반응이 있을지도 모르니 병원을 여는 시간인 아침 9시에 오라고 했다. 우리 부부는 감사하다고 화답하며 예약을 했다. 예약을 하고도 불안하고 초조한 마음이 가시지 않았다.
예약한 날 시간 맞춰 병원을 찾았다. 아기는 계획대로 유모차 안에 있는 채로 병원에 입장을 했다. 나는 영유아 검진 설문지 등을 병원에 제출하고 아기의 신상정보 안내 등을 간호사님께 전달했다. 아기 엄마는 '아기의 표정과 병원에 온 반응' 등을 살피고 있었다.
'예약이 제일 적은 시간'이라고 했던 간호사님의 말씀과는 달리 어린 아기들이 한둘씩 계속 들어오고 있었다. 입장하는 아기들은 연령대가 다양해 보였다. 아기의 또래부터 초등학생처럼 보이는 아이도 있었다.
그러고 있는데 아기의 이름이 호명이 되었다. 아기 엄마가 아기를 안고 나는 바로 아기에게 마스크를 씌웠다. 먼저 검진을 받아야 했다. 의사 분께 검진을 받는 중간중간 아기와 마스크를 씌우는 것으로 실랑이를 했다.
그때부터다. 아기는 울기 시작했다. 검진이 끝나고 주사를 맞을 때쯤에는 울 다 못한 아기가 자지러지기 시작했다. 하는 수가 없었다. 지금 당장 안정을 시켜도 되풀이될 일임을 우리 부부는 인지하고 있었다.
간호사님도 이 상황을 모르는 바가 아니셨다. 더 아기가 울기 전에 주사를 놓아야만 했다. 이내 노련한 손놀림으로 주사를 놓으셨다. 아내는 아기를 달래려고 주사를 맞자마자 밖으로 나가 버렸다. 의사 선생님과 간호사 선생님 그리고 병원에 오신 분들에게 모두 죄송하다고 인사를 드렸다. 그 모습을 보시던 의사 선생님이 나에게 말씀하셨다.
"아기들 요새 많이 이래요. 미안하다고 일일이 사과 안 하셔도 돼요. 죄송한 것은 저희도 마찬가지죠. 마스크를 씌우라고 했으니까요. 근데 그럴 수밖에 없잖아요. 마스크 씌우지 말라고 하고 싶은데 그랬다가는 큰일 나요. 아기가 어릴수록 더욱 그래요. 저희라고 아기들 우는 것 보고 마음이 편하겠습니까? 근데 마스크는 꼭 씌워야죠. 답답한 건 서로 마찬가지죠."
문득 지난 2일자 정부의 브리핑 발표가 떠올랐다. '작년 이맘때에 비해 파라 바이러스가 420배가 폭증했다'는 내용의 질병관리청 메시지였다. 병원 현장은 그 수치를 몸으로 뼈저리게 느끼게 해 주었다.
코로나에 파라 바이러스까지 참 조심해야 할 것도 많은 시대다. 답답함에 한숨이 절로 나오는 날이었다. 아기의 영유아 검진 담당 의사님이 말씀하셨던 파라 바이러스의 예방법을 전하며 글을 마친다.
"파라 바이러스는 백신과 예방 접종이 없다는 것이 답답한 유행병입니다. 기본적으로 손을 자주 씻으시고 백신을 맞으셨어도 마스크는 필수입니다. 아기가 있는 집은 환기를 더 자주 하셔야 파라 바이러스를 피할 수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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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자영업자님들을 컨설팅하며 요리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현재는 콘텐츠 디자이너이기도 합니다. 지금은 이와 관련한 분야의 글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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