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민간잠수사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로그북. 이를 제작한 복진오 감독.
김종훈
복 감독은 자신의 영화에 대해 "거칠고 부족하다" 평했지만 <로그북>에 대한 평단의 평가는 극찬이 이어지는 중이다. 2018년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에서 심사위원 특별언급 돼 호평이 쏟아졌고, 2019년 인디다큐페스티발에서는 폐막작으로 선정돼 관객상을 받았다. 같은해 열린 '한국PD대상'에서는 대상격인 작품상을 받았다.
그러나 복 감독은 "평론가들의 평도 중요하지만 대중의 목소리를 듣고 싶었다"며 "로그북은 아픔의 기억을 극복하고자 발버둥 치는 잠수사들의 이야기다. 그것을 알아주고 공감해 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 자체로 트라우마를 겪는 잠수들에게 치유가 된다. 영화가 더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실제로 영화는 지하철 건너편 한 시민의 가방에 달린 노란 리본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황아무개 잠수사의 시선으로 출발한다. 그는 2014년 4월 당시 누구보다 빠르게 현장에 내려가 바닷속에서 있던 아이들을 품에 안고 부모에게 돌려보낸 30년 경력의 잠수사다.
문제는 세월호 현장을 떠난 이후에 발생했다. 추락의 연속이었다. 심각한 트라우마로 평생의 업이었던 잠수사 일을 제대로 해내지 못했다. 먹고살기 위해 대리운전을 하며 버텼지만 일주일에 세 번씩 병원에 가 투석을 받아야 하는 지경까지 이르게 됐다. 무엇보다 누군가 세월호 이야기를 꺼내면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는 상황이 자기도 모르게 이어졌다. 결국 그는 정신건강의학 전문의 정혜신 박사를 만난 자리에서 "매일매일 죽어야겠다는 생각뿐인데, 살고 싶다"라고 오열한다.
다른 잠수사들도 다르지 않다. 해병대 출신의 한아무개 잠수사는 악몽에 시달려 수면제 없이 잠을 잘 수 없다. 그는 술에 취해 당시의 상황을 절규하듯 복 감독에게 쏟아냈다. 옆에서 남편을 지켜보는 부인의 시선은 불안하기만 하다. 사건 발생 7년이 지나 근황을 묻자 그는 힘겹게 "생존 수영 강사 자격증을 따고 강습을 준비하고 있다"며 "어린이들이 해상 사고가 나면 잘 대처할 수 있도록 힘쓰고 싶다"라고 입을 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