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성산업 본사가 있는 신도림역 디큐브시티 11층에서 점거농성 중인 한국게이츠 노동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는 노동자
연정
지난 4월, 한국게이츠는 김앤장 변호사가 대리한 사건을 김앤장 출신 판사가 처리하게 하여 노동자들에 대한 부동산가압류 결정을 인가하게 했다. 인환씨는 손배가압류 때문에 이사를 갈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송인환씨는 11층에서 농성을 하면서 대성산업 고문이라는 사람으로부터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다.
"대성산업이 인수하는 바람에 우리의 실낱 같은 희망이 흔들려서 많이 갑갑했는데, 그 고문이라는 분이 이런 문제가 있어서 아무도 안 사려고 하니까 헐값에 매입을 했다고 하는 거예요. 땅만 사고 공장을 안 돌리겠다고 하고... 너무 충격적이었고 마음이 아팠어요. 국내 큰 기업이라고 하는 곳이 우리 19명 노동자의 작은 희망을 꺾어버린 거죠."
공장 재가동을 위해 투쟁한 것인데, 대성산업은 이를 이용해 공장 가동 계획도 없이 '헐값'에 공장 부지와 건물을 인수했다. 한국게이츠 노동자들이 대성산업의 부동산 투기를 위해 500일 투쟁을 해온 것은 아니다. 절박한 마음으로 올라왔는데, 대성산업은 노동자들과 대화는 하지 않고 물품 반입을 막는 등 노동자들에게 제재를 가하는 행동 이외에는 노동자들을 투명인간 취급했다.
인환씨는 이제 한국게이츠 노동자들은 갈 곳이 없다고 했다. 대성산업이 직접 한국게이츠 노동자 고용문제를 책임을 지든지, 블랙스톤을 압박해서 이 문제를 해결하게 하든지 대성산업이 결단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투쟁하고 있다고 했다.
"여기 있다는 얘기는 안 하고, 처음에 이틀 정도 있었던 꿀잠(노동자 쉼터)에 있다고 해요. 화상통화 해보자카면 바빠서 안 된다 하고. 사진이라도 한 번 보자 카면 백화점 쪽 사진을 보내주면서 '이렇게 편한 데서 하고 있으니까 걱정하지 마라' 이래 해요. 어린아이들이 있는 분들은 '언제까지 갈게' 이렇게 달래고 달래고 하면서 버티고 있는 거죠."
인환씨는 대구에 있는 가족들이 걱정하지 않도록 가능하면 잘 지내는 모습을 전하고 있다고 했다. 장갑을 끼고 열심히 제품을 만들던 시절이, 점심시간과 휴식시간에 동료들과 웃으며 이야기 나누던 시절이 많이 그립다.
"이번에 19명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후회 없이 싸워보고 끝을 보고 가자는 각오로 올라왔어요. 이렇게 한 마음 한 뜻이 되면 잘 안 되겠나 라는 그런 희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위에 있는 분들, 건강 잃지 말고 마음 다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19명 동료들 꼭 다시 웃으면서 얼굴 봤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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