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키크의 색깔 여행
미래 아이
반면, 야요 작가의 <피키크의 색깔 여행>은 빨주노초파남보 갖가지 색으로 채색된 나무들이 끝없이 펼쳐진 길이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그런데 이상하잖아요. 마치 크리스마스 시즌이 돼서 반짝이는 전구들로 몸을 두른 나목들처럼, 가지만 남은 나무들의 화려한 행렬이라니요.
그 비밀은 첫 장을 열면 알 수 있습니다. 피키크는 북극에 사는 아이입니다. 집은 이글루, 까마귀 크리와 새하얀 올빼미 부가 친구입니다. 맞아요. 피키크가 사는 곳은 하늘을 빼고는 온통 '하얀' 세상입니다. 다른 의미에서 '색'을 잃은 곳이지요.
그런데 피키크가 탐험가가 버리고 간 상자를 발견합니다. 상자 안에는 색연필, 종이, 물감, 붓 그리고 낯선 동물과 나무들의 사진이 실린 책 한 권이 들어 있었어요. 나무조차도 자라기 힘든 온통 하얀 세상에서 사는 피키크는 탐험가가 남긴 책에서 본 것들을 그립니다. 남긴 종이를 다 쓰자 눈이 피키크의 '도화지'가 됩니다.
순록의 뿔을 나뭇가지처럼 앉아있는 현란한 새의 무리, 땅 아래로, 아래로 '숨바꼭질'하듯 풍성한 잎을 뽐내는 나무들, 바나나 나뭇잎으로 만든 카약으로 달을 낚는 신비한 바다 여행, 아니 이젠 홍학, 판다, 오랑우탄, 공작색 등등 머나먼 나라에서 친구들이 피키크를 찾아왔네요.
맞아요. 그리는 것만으로 아쉬움이 남았던 피키크가 꿈 속에서 찾아간 색의 세계입니다. 잠에서 깨어난 피키크는 말합니다. '좋은 꿈을 꾸었어.' 봄,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 그 어떤 곳보다도 화려한 색에 둘러싸여 사는 우리의 '세상'이 선사해주는 '색'도 피키크처럼 '좋은 선물'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