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가 12월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허위경력 의혹 등에 대한 입장문 발표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도덕 검증 못지않게 정책 역량도 입증해야 한다. 대통령이 되면 나라를 어떻게 끌고 갈 것인지 토론을 통해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4차 산업혁명시대 산업구조는 어떻게 바꿀지, 국제사회 현안으로 떠오른 탄소 저감과 기후변화에는 어떻게 대응할지, 국민통합과 연금개혁, 양극화 해소, 부동산 안정, 일자리 창출, 국가 균형발전, 교육혁신, 저출산 고령화, 사회적 약자 보호, 4강 외교 복원에 대해 어떤 복안을 가지고 있는지 답해야 한다.
나아가 증오와 보복정치를 끝낼 의지는 있는지, 개헌을 비롯한 정치개혁에 대한 구상은 무엇인지, 공수처 통신조회 논란과 관련 어떤 입장을 갖고 있는지 등등 국민들은 정말 듣고 싶은 게 많다.
그런데 어디에서도 속 시원한 답을 들을 수 없다. 고작 여야 선거캠프에서 쏟아내는 일방적 주장들뿐이다. 선거캠프와 지지층에서 발신하는 정보는 편향된 시각으로 채워진 까닭에 오히려 판단을 흐리게 하고 확증편향을 부추기고 있다.
역대 최고 비호감 대선의 책임은 두 정당에 있다. 의혹과 추문은 한껏 부풀려 놓은 채 팩트 체크를 기피하고 정책 역량을 비교 검증할 공론장을 외면한 탓에 정치 혐오감만 키워놓았다.
이런 상태에서 표를 달라고 투표를 종용하는 건 염치없는 짓이다. 국민들은 내편 네 편을 떠나 진실을 알고 싶다. 그게 궁색한 변명인지 설득력 있는 해명인지는 유권자들이 판단할 문제다.
진실을 알고 싶은 유권자들
현대 정치에서 토론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유권자들은 후보들의 언어와 몸짓을 통해 자질과 공약, 정책능력을 판단한다. 코로나19로 대규모 오프라인 정책 유세가 어려운 상황에서 TV토론은 한층 필요성이 확대됐다.
유력 정당 후보들에게 제기된 국민적 의혹 해소를 위해서라도 활발한 토론은 절대적이다. 그런데 20대 대선에선 오히려 TV토론이 줄었다. 16대 대선 때 57차례, 17대 대선 때 27차례였던 TV 토론은 2016년 11차례로 급감했다. 20대 대선은 윤 후보가 "토론을 하면 결국은 싸움" "검증에 큰 도움이 안 된다"며 기피하는 바람에 아예 실종됐다. 국민들이 "삼프로TV가 나라를 구했다"며 반색하는 건 그만큼 토론에 목말라 있다는 반증이다.
'삼프로TV'는 경제 유튜브 채널에 불과하지만 합계 조회수는 800만회를 넘겼다. 신문과 방송사 토론은 유튜브 채널보다 공신력을 인정받는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특검을 하자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러나 실상은 회피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후보를 대장동 특혜 의혹 몸통으로 지목하고 있다.
그렇다면 윤 후보는 TV토론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오히려 윤 후보측에서 TV토론을 하자고 나서는 게 합리적이다. 특검이 아니라도 TV토론을 통해 사실을 규명하고 국민들에게 실시간으로 전달할 수 있다면 이보다 좋은 기회는 없다. 서로 묻고 답하는 과정에서 특검에 준하는 실체를 드러낼 수 있기에 TV토론은 유효하다.
한 가지 유념할건 차제에 토론 문화를 바꿔야 한다는 거다. 상대를 제압하고 윽박지르는 건 토론이 아닌 말싸움이다. 최재천 교수는 "토론은 내 주장만 내세워서는 안 된다. 또 누가 옳은가를 결정하는 것도 아니다. 무엇이 옳은가를 결정하는 과정이다"며 "귀를 열고 내 생각을 다듬어 가는 과정"이라고 했다.
품격 있는 토론문화를 정착하기 위해 토론 방식을 보완하고 후보자들도 이런 관점에서 토론에 임하도록 원칙을 세울 필요가 있다. 거듭 말하지만 토론은 유권자에 대한 예의이자 후보들에겐 의무다. 대선 후보라면 국민들을 이해시키고 설득할 책임이 있다. 국민들은 말 잘하는 사람을 원하는 게 아니다. 그 말에 담긴 진실과 품격을 보고 싶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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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인문, 여행, 한일 근대사, 중남미, 중동문제에 관심이 많습니다. 중남미를 여러차례 다녀왔고 관련 서적도 꾸준히 읽고 있습니다. 미국과 이스라엘 중심의 편향된 중동 문제에는 하고 싶은 말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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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장] 이재명과 윤석열, 특검 안 되면 끝장토론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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