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고등학교 교가와 공주중학교 교가
공주고/공주중 홈페이지
1. 반만년 역사위에 지나간 자취 / 전설도 무르익은 백제의 고도 / 흩어진 옛문화를 쌓아 올리려 / 모였네 새대한의 공중(공주고) 건아들
2. 산천은 옛모습에 낡음은 가고 / 이시대는 우리의것 씩씩히 살자 / 비단강 쇠다리에 오가는 문명 / 익히고 창조해낼 공중(공주고) 건아들
3. 참사랑 배움밭에 봉황은 산다 / 진리의 열매속에 계룡이 날라 / 삼천리 빛내이고 세기에 바칠 / 우리는 새대한의 공중(공주고) 건아들
공주고는 강범진(康范鎭, 3회 졸업생, 만주에서 대한독립군 활동)을 비롯하여 이철하(李哲夏, 1927년 일본인 교장에 저항, 동맹휴학 이어짐), 박명렬(朴命烈, 1930년 동맹휴학·가두시위, 1932년 반전격문, 명예졸업장 받음), 김순태(金淳泰, 1932년 반전격문) 등 적잖은 독립유공자와 이관세(李寬世, 1929년 동맹휴학), 노수남(盧壽男), 유석순(兪錫淳), 윤상원, 유종호 등 독립운동가가 졸업하거나 다니던 학교이다.
이런 자랑스러운 학교의 교가를 친일반민족행위자가 작곡했다니, 더구나 교가를 청산하지 않고 계속 부르고 있다. 공주고등학교 출신 독립유공자와 독립운동가가 보면 어찌 생각할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여전히 남아 있는 친일잔재
오늘날 학생들이 사용하는 교과서에서는 친일반민족행위자의 작품을 찾아보기 어렵다. 옛 교과서에는 이광수, 최남선, 이인직, 김동인, 김동환, 정비석, 채만식, 유치진, 서정주, 모윤숙, 노천명 등 친일문학가의 작품이 '뛰어나다' 하여 이들 작품이 대다수를 차지하였다.
하지만 이들의 친일행위가 밝혀지고, 민주화와 함께 시민의식이 높아지면서 오늘날 교과서에서는 친일반민족행위자의 작품을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교과서에서 친일 잔재(일제 잔재) 청산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경기도는 그동안 도를 대표하는 도가(道歌)로 <경기도 노래>를 사용하였는데, 이 노래가 친일반민족행위자 이흥렬이 작곡한 것으로 밝혀지자 <경기도 노래>를 보류하고, 경기도노래신곡제정자문위원회를 열었다.
당시 위원회는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된 이흥렬의 곡이 앞으로는 경기도를 대표하는 상징으로 불러져서는 안 된다"는 의견에 만장일치로 뜻을 모았고, 새로운 경기도 대표곡의 멜로디, 노랫말, 의미 등을 포함한 제정 방향과 공모 방식, 홍보·활용 방안 등을 논의하였다. 그리하여 친일반민족행위자 이흥렬이 작곡한 <경기도 노래>는 더는 불리지 않고 있다.
전국 시도교육청은 학교 안 친일 잔재 청산 사업을 추진해 친일반민족행위자가 작사하거나 작곡한 교가를 바꾸고 있다. 충남에서도 친일반민족행위자가 교가를 작사하거나 작곡한 것으로 파악된 학교 가운데 몇몇 학교에서는 이미 교직원과 학생은 물론 학부모와 동문회의 동의를 거쳐 교가를 교체하였다. 단지 교가만 바꾼 게 아니라 교가를 바꾸는 과정을 민주적인 절차에 따라 진행하면서 학생들이 민주시민교육을 배우기도 하였다.
친일반민족행위자가 만든 교가
현재 충청남도에서 친일반민족행위자가 교가를 작사하거나 작곡한 것으로 파악된 학교는 초·중·고 20여 곳이다. 이 가운데 4개 학교만 교가를 바꿨다. 나머지 학교는 '동문회 반대'를 이유로 교체하지 않거나 바꾸지 못하고 있다.
공주 지역에서는 위에서 소개한 공주중·공주고와 공주사대부설중·고등학교가 이에 해당한다. 공주사대부중·고는 같은 교가를 사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