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천보 수문을 닫고 강물을 가두자 거대한 물그릇이 만들어졌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그렇게 수문이 닫힌 낙동강을 달성보에서부터 시작해 합천보로 이동하면서 낙동강을 살폈다.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박석진교다. 박석진교 아래는 합천보 개방으로 넓은 모래톱이 돌아온 곳이다. 그래서 그 모래톱에서 지난 1월 22일 시민들과 함께 낙동강 모래톱 걷기 행사를 하면서 "물 채우지 마! 낙동강은 흘러야 한다" 피케팅을 했던 곳이다. 30여 명의 시민들이 피켓팅을 하고 모래톱을 따라 걸었던 그곳이 모두 수장당했다.
모래톱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고 검푸른 강물만 그곳에 가득했다. 저 멀리 고라니와 천연기념물 독수리가 앉아서 쉬던 그 모래톱도 모두 물에 잠겨버리고 생명의 흔적은 찾아볼 수 없었다. 과연 이런 강이 우리가 원하던 모습일까?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4대강 재자연화를 "친수관리와 이용 측면에서 비효율적"이라며 재자연화 정책을 폐기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4대강을 수문이 닫힌 채로 그대로 두겠다는 것이다. 낙동강을 물만 가득한 지금의 모습 그대로 두겠다는 말이다.
동의하기 어렵다. 당리당략이 아니라면 절대 선택할 수 없는 게 지금 낙동강 모습이다. 낙동강은 농업용수가 필요한 농민들만 이용하는 게 아니다. 새와 고라니, 삵, 수달과 같은 야생동물도 이용하고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가 마실 물을 이곳에서 얻는다.
강이 건강해야 우리가 건강한 물을 얻을 수 있다. 물만 가득한 작금의 강은 전혀 건강한 강이 아니다. 날씨만 조금 풀리면 나타나는 녹조라떼. 그 속에 든 청산가리가 100배나 되는 녹조 독소가 도사리고 있다. 건강은커녕 도리어 대단히 위험천만한 강이 되어있는 것이다.
[#장면2 - 우곡교] 새들도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