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왼쪽부터), 심상정 정의당, 안철수 국민의당,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선거 후보가 11일 오후 서울 중구 필동 매경미디어센터에서 열린 한국기자협회 주최 방송 6개사 공동 주관 2022 대선후보 초청 토론회 시작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시작은 <더힐>이었다. 현지시각으로 지난 9일 미국의 정치전문매체인 <더힐>에 "한반도에 전쟁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라는 제목의 글이 실렸다. 기고자는 시카고에 있는 일리노이대학교 정치학과 최승환 교수였다.
한국계 미국인인 그는 이 글에서 ▲ 미군의 능력 쇠퇴 ▲ 대북 대화에 미온적인 바이든 행정부 ▲ 북한 군사력의 급속한 발전 ▲ 대북 강경파 윤석열 후보의 당선 가능성 등을 언급하며 한반도에 전쟁 가능성을 경고했다. 다음날 몇몇 국내 언론이 단신으로 다뤘던 이 기고문은 11일 한국기자협회가 주최한 대선후보 2차 TV토론에 언급되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포문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열었다. 이 후보는 TV토론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에게 "<더힐>이라고 하는 군사잡지에서 '한반도의 전쟁 발발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그중에 4가지 중에 한 원인이 윤석열 후보다'고 한 것 보셨습니까"라고 물었고 윤 후보는 "그 저자는 국제정치학계에서 인정받지 못하고 엉뚱한 이야기하는 분으로 유명한 분인데 이런 대선 토론에서 그런 분의 글을 인용한다는 것이 참 어이가 없습니다"라고 답했다.
6개 방송사를 통해 생중계된 이날 TV토론에서 오간 설전은 언론을 통해 소개되면서 확대 재생산됐다. 12일 <조선일보>는 <[단독] 李·尹 안보 설전 오른 저자 '尹, 흑백논리로 날 평가...인격 모독'>이라는 기사를 냈고 <노컷뉴스>는 <윤석열에 봉변당한 미국교수 '팩트체크해 알려달라'>는 기사를 통해 최 교수의 반박문을 소개했다.
미국 대학에 정치학과 종신교수로 재직 중인 학자는 한국 대선후보 한 마디에 "인격 모독"과 "봉변"을 당했다. 그의 이야기가 듣고 싶었다. 논란이 된 직후 이메일을 통해 인터뷰를 요청했으나 그는 정중한 거절의 뜻을 전해왔다. 그 거절 사유 또한 유쾌했는데 그는 짧게 "제가 대선에 출마한 것은 아니니까요"라고 했다.
그런 최 교수가 갑자기 다시 기고문을 보내왔다. 지난 26일 <오마이뉴스>에 게재된
<윤석열의 선제타격, 한반도에 평화와 안정 가져올 수 있을까?>다. 25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주관한 2차 방송토론회에서 윤석열 후보의 이른바 선제타격론을 두고 공방이 오가자 자신의 생각을 정리한 듯했다.
그는 이 기고문에서 "윤석열 후보는 자신이 당선되면 한국이 핵미사일 공격의 임박한 위협에 직면할 경우 북한에 선제타격을 가할 것이라고 열변을 토했다"면서 "그의 경력이나 '모 아니면 도' 사고방식을 고려할 때, 윤 후보는 재래식 미사일을 사용해 자신의 대선 공약을 이행할 것 같다"고 주장했다. 또한 "미국 대통령은 무고한 많은 한국인들이 희생되더라도 미국인들에게는 덜 부담되는 과감한 군사 방식을 선택하려 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그의 이야기를 더 들어볼 필요가 있었다. 다시 그에게 인터뷰를 요청하자 그가 응했고 27일 이메일로 이루어졌다.
"윤석열 후보의 발언은 어리석고 불필요한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