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개시한 24일(현지시간) 독일 수도 베를린의 브란덴부르크문 앞에서 시민들이 우크라이나 지지 시위를 벌이며 전쟁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2022.2.24
연합뉴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민간인 대피를 위한 인도주의 통로 개설, 통로로 민간인이 대피할 시 일시 휴전하는 데 합의했다.
양측 대표단은 3일(현지시각) 벨라루스 벨라베슈 숲에서 열린 2차 평화회담을 마치고 이같이 밝혔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고문 미하일로 포돌랴크는 "양측이 (민간인 대피 중) 일시 휴전과 함께, 인도주의 통로를 만드는데 인식을 같이했다"라며 "조만간 인도주의 통로 운영을 위한 연락·조율 채널을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유감스럽게도 기대했던 결과를 얻지는 못했지만, 빠른 시일 내에 3차 회담을 열어 대화를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젤렌스키 "푸틴과 직접 만나서 담판 짓고 싶다"
러시아 대표단을 이끄는 블라디미르 메딘스키 대통령실 보좌관도 "이번 회담에서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라고 평가했다. 양측이 개설할 통로는 민간인 대피와 격전지에 의약품과 식량을 전달할 때 사용하려는 것이다.
메딘스키 보좌관은 "군사적, 국제적, 인도적 세 가지 사항을 철저히 논의했다"라며 "오늘 우리가 합의에 도달한 핵심은 군사적 충돌 지역에 있는 민간인을 구조하는 문제였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러시아 측의 레오니드 슬러츠키 하원 외교위원장은 "일부 합의 사항은 의회 비준 절차를 거쳐야 한다"라며 "양측이 앞으로 더 만나서 협상을 진행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지난달 28일 1차 회담에서 별다른 결과 발표 없이 헤어진 뒤 사흘 만에 다시 마주 앉은 양측은, 우크라이나가 원했던 '즉각 휴전'이나 러시아가 주장하는 '우크라이나의 비무장 및 중립화' 같은 목표에는 도달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직접 담판을 짓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푸틴 대통령을 만나 공개 대화할 용의가 있다"라며 "이것이 전쟁을 막을 유일한 방법"이라며 "우리는 러시아를 공격하지 않으며, 그럴 계획도 없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동등한 상대로 대하며 선의로 협상하겠다는 의지로 대화에 나선다면 더 일찍 전쟁에서 벗어날 방법을 찾을 수 있다"라고 촉구했다.
러 외무 "대화 중에도 우크라 공격 계속할 것"
양측이 대화를 이어가기로 했으나, 군사 충돌은 끝나지 않고 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협상과 별개로 우크라이나 군사시설을 무력화하기 위한 공격은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에 따르면 라브로프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우크라이나와 대화할 준비가 되어 있지만, 군사작전은 계속할 것"이라며 "러시아의 안보를 위협하는 우크라이나의 인프라를 놔둘 수 없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