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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우크라, 민간인 대피 통로 개설·주변 일시휴전 합의

2차 회담 종료... 우크라 측 "기대한 결과는 얻지 못했지만, 곧 3차회담으로 대화 지속"

등록 2022.03.04 10:08수정 2022.03.04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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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개시한 24일(현지시간) 독일 수도 베를린의 브란덴부르크문 앞에서 시민들이 우크라이나 지지 시위를 벌이며 전쟁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2022.2.24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개시한 24일(현지시간) 독일 수도 베를린의 브란덴부르크문 앞에서 시민들이 우크라이나 지지 시위를 벌이며 전쟁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2022.2.24연합뉴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민간인 대피를 위한 인도주의 통로 개설, 통로로 민간인이 대피할 시 일시 휴전하는 데 합의했다.

양측 대표단은 3일(현지시각) 벨라루스 벨라베슈 숲에서 열린 2차 평화회담을 마치고 이같이 밝혔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고문 미하일로 포돌랴크는 "양측이 (민간인 대피 중) 일시 휴전과 함께, 인도주의 통로를 만드는데 인식을 같이했다"라며 "조만간 인도주의 통로 운영을 위한 연락·조율 채널을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유감스럽게도 기대했던 결과를 얻지는 못했지만, 빠른 시일 내에 3차 회담을 열어 대화를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젤렌스키 "푸틴과 직접 만나서 담판 짓고 싶다" 

러시아 대표단을 이끄는 블라디미르 메딘스키 대통령실 보좌관도 "이번 회담에서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라고 평가했다. 양측이 개설할 통로는 민간인 대피와 격전지에 의약품과 식량을 전달할 때 사용하려는 것이다.

메딘스키 보좌관은 "군사적, 국제적, 인도적 세 가지 사항을 철저히 논의했다"라며 "오늘 우리가 합의에 도달한 핵심은 군사적 충돌 지역에 있는 민간인을 구조하는 문제였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러시아 측의 레오니드 슬러츠키 하원 외교위원장은 "일부 합의 사항은 의회 비준 절차를 거쳐야 한다"라며 "양측이 앞으로 더 만나서 협상을 진행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지난달 28일 1차 회담에서 별다른 결과 발표 없이 헤어진 뒤 사흘 만에 다시 마주 앉은 양측은, 우크라이나가 원했던 '즉각 휴전'이나 러시아가 주장하는 '우크라이나의 비무장 및 중립화' 같은 목표에는 도달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직접 담판을 짓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푸틴 대통령을 만나 공개 대화할 용의가 있다"라며 "이것이 전쟁을 막을 유일한 방법"이라며 "우리는 러시아를 공격하지 않으며, 그럴 계획도 없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동등한 상대로 대하며 선의로 협상하겠다는 의지로 대화에 나선다면 더 일찍 전쟁에서 벗어날 방법을 찾을 수 있다"라고 촉구했다.

러 외무 "대화 중에도 우크라 공격 계속할 것"

양측이 대화를 이어가기로 했으나, 군사 충돌은 끝나지 않고 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협상과 별개로 우크라이나 군사시설을 무력화하기 위한 공격은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에 따르면 라브로프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우크라이나와 대화할 준비가 되어 있지만, 군사작전은 계속할 것"이라며 "러시아의 안보를 위협하는 우크라이나의 인프라를 놔둘 수 없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러시아 침공 개시 후 남부 마리우폴서 이동하는 우크라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개시한 2월 2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에서 군용차량을 타고 이동하고 있다.
러시아 침공 개시 후 남부 마리우폴서 이동하는 우크라군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개시한 2월 2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에서 군용차량을 타고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AP
 
이어 "러시아를 위협하는 인프라를 제거하기 위한 군사작전은 끝까지 할 것"이라며 "만약 우크라이나와 협정을 맺는다면 이런 내용이 반드시 포함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 우려가 고조되는 것에 대해 "서방이 공포를 조장하려는 것"이라며 "핵전쟁은 서방 정치인들이나 고려하는 것이지, 러시아인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그는 "만약 "3차 세계대전이 벌어지면 핵전쟁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은 누구나 안다"라면서도 "우리는 그 정도로 균형을 잃을 도발이 이뤄지게 놔두지 않을 것이라고 확실히 밝힌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외신 기자들을 향해 "이번 사태를 보도할 때 감정보다는 사실에 입각한 판단을 해야 한다"라며 "절대 악과 절대 선이 있는 헐리우드 액션 영화로 보지 말고 사실을 놓고 판단해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국제형사재판소, 러시아 전쟁범죄 의혹 조사 착수 

한편 러시아가 국제법이 금지한 무기를 사용했고, 우크라이나 민간인 피해가 속출한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국제형사재판소(ICC)가 러시아의 전쟁범죄 의혹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이날 카림 칸 ICC 검사장은 "수사관 변호사 등으로 구성한 선발대가 전쟁범죄 가능성에 대한 조사를 시작하기 위해 우크라이나로 출발했다"라며 "조사 대상은 인간의 존엄에 반한 범죄와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집단 학살 주장까지 모두 포함한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TV 연설에서 "우크라이나의 민족주의 단체들이 민간인을 동원해 인간 방패로 삼고 있다"라며 민간인 피해를 우크라이나의 책임으로 돌렸다.

이어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의 '신(新)나치주의'와 싸우고 있다"라며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민족주의 선전에 속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러시아인과 우크라이나인은 하나의 민족이며, 서방이 만든 '반러시아'를 파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에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러시아는 계속 공격적으로 나오고 있으며, 수도 키이우를 넘어 우크라이나 장악이라는 궁극적인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480기가 넘는 미사일을 발사했고, 국경 지역에 결집했던 러시아군 병력 90%가 전투에 투입됐다"라며 "다만 우크라이나의 방공망이 효율적으로 방어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블라디미르 푸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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