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후보의 발언을 옹호하기 위해 인용된 지젤 알리미의 <여성의 대의>. 하지만 실상 그 내용은 윤 후보의 발언을 옹호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안타레스
알리미는 <여성의 대의>에서 다음과 같이 얘기한다.
"보편주의 관점에서 평등한 정체성은 각 개인이 어떤 특수성을 갖고 있느냐와는 상관없이 모든 개인을 동일시하는 평등이다. 여기에는 성별이 없다. 엄밀히 말하면 오직 남성만이 남는다. 시민이 곧 남성이기 때문이다. 이는 왜곡된 평등이다. (중략) 그렇지만 보편주의의 개인 개념에서 여성은 투명 인간 같은 존재다."
"한편 우리는 보편적이기를 바라는 추상화('인간'이라고 하면 마치 '남성'과 '여성' 모두를 지칭하는 것처럼 보인다)가 중립적이지 않고 결국 남성이 모델임을 알고 있다. 더욱이 권리의 보편주의를 주장하는 것은 성차별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부정하는 셈이다.
법과 현실이 일치해야만 남녀가 완벽하게 평등해지는 것이다. 따라서 보편주의는 기만적인 보편성으로 이어질 뿐이다. 여성을 개인(남성)과 융합한다는 명목으로 여성을 흡수해버린 가짜 휴머니즘은 현대 민주주의의 가장 무시무시한 함정이다."
이처럼 알리미는 여성 차별에 대해 인간이라는 보편을 내세우는 행태는 성차별을 부정하는 기만적인 보편주의이자 가짜 휴머니즘으로 규정한다. 현대 민주주의의 가장 무시무시한 함정이라는 강렬한 수식어와 함께 말이다. 이 같은 알리미의 사상은 윤 후보의 "여성을 인간으로서 존중하는 것이 페미니즘"이라는 언사를 누구보다 적확히 비판하고 있는 셈이다. 이런 알리미를 윤 후보를 옹호하기 위해 인용했으니 황당하기가 이를 데 없다.
<여성의 대의>는 사실상 윤석열 비판서
또 알리미는 같은 책에서 다음과 같이 얘기한다.
"여성과 남성 나아가 성소수자 각각의 권리가 작용하는 민주주의 개념을 재정의해야 한다. 당연히 외국인 혐오자들, 인종차별주의자들, 성차별주의자들이 인간의 신체적 차이에서 누군가는 우월하고 누군가는 열등하다는 결론을 도출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선거 여성 할당제는 헌법과 법률에 전혀 어긋나지 않는다. 위선과 불평등을 거부하고, 보편주의적 법률이 선언한 평등을 인류의 두 절반에 확대하자고 제안하기 때문이다. (중략) 여성의 평등한 참여라는 원칙이 실패로 끝났는데도 놰 법은 남녀가 정치 권력을 강제로라도 공유하도록 조처하지 않는가? 여기서 강제란 '정의'와 '도덕'으로 덩당화된다. 이것이 여성할당제 원칙의 의미와 범위다"
성소수자의 권리, 제노포비아와 인종차별주의 반대, 여성할당제의 법제화. 알리미가 주장한 것들이다.
그동안 윤석열 후보는 어떠했는가. 차별금지법을 반대하고, 외국인 건강보험이 흑자인 점은 무시한 채 "밥상에 숟가락만 놓는다"고 해 외국인 혐오를 조장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또한 공공연하게 여성할당제를 반대하고 축소 및 폐지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쯤되면 알리미의 <여성의 대의>는 윤석열 후보를 향한 총체적인 비판서라 불러도 무방해 보인다.
설령 윤 후보의 발언을 선해하더라도 납득이 어려운 것은 '왜 휴머니즘의 일종인 페미니즘'에 국민의힘과 윤 후보는 그토록 반대해왔냐는 점이다. 윤 후보의 발언대로라면 페미니즘을 반대해 온 국민의힘과 윤 후보는 '반휴머니스트'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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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윤석열 옹호 위해 한 페미니스트 소환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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