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롱 '화난사람들' CEO 변호사
장은혜
- 법적 절차에 다수가 참여하면, 무엇이 더 이득인가?
"혼자서 하는 것보다는 비용이 줄 수 있다. 또 많은 사람들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증거나 참고 자료를 모으고 이를 사이트에 업로드 하는데, 유리한 증거를 모아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가능성도 커진다. 다수가 모이면 아무래도 영향력이 커지고, 결과적으로 상대방에 대한 협상력이 올라갈 수도 있다. 언론 주목도도 높아진다. 이는 사건 사고의 재발 방지에도, 예방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 화난사람들 수익 모델은 무엇인가? 공동소송은 보통 절차가 번거롭고 돈이 되지 않아 변호사들이 꺼린다고 들었다.
"공동소송을 진행하는 변호사들이 소송을 간편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제공한 프로그램의 월 이용료를 받고 있다. 프로그램 이용료가 우리 수익 모델이다. 공동소송은 변호사들이 꺼리는 분야다. 처리해야 하는 사무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다수의 피해가 발생했는데 사건을 맡을 변호사가 없으면, 법적인 방법을 통해 피해 구제를 받기 어렵다. 이런 환경을 바꾸려면 더 많은 변호사들이 공동소송에 참여해야 한다. 변호사들이 꺼려 하는 단순 반복적 업무를 최대한 자동화하는 시스템을 만들자고 생각한 이유다."
- '로톡' 같이 의뢰인과 변호사를 매칭하는 서비스도 있는데 왜 공동소송이라는 아이템으로 창업하게 된 것인지?
"변호사와 의뢰인 사이 정보 비대칭 문제도 분명 풀어야 할 과제이지만, 그것보다 다수가 피해를 입는 사건에 눈길이 갔다. 법원에서 근무하면서도 다수가 피해를 입는 사건을 많이 맡았다. 그러나 그런 분들이 소송까지 오게 되는 사례는 매우 적다.
변호사들은 하나 같이 '나는 공동소송 하기 싫다. 한번 해보면 누구나 하지 않겠다고 할 것'이라고 고통을 호소했다. 소송위임장 같은 것도 예전에는 한 명 한 명 위임인 정보를 적어 날인해 만들었다. 우리 시스템에서는 자동으로 처리된다. 일하는 이들의 고통을 덜어주면, 피해자들이 아우성치다가 법원까지 오지도 못하고 흐지부지 끝나는 일들이 이제는 해결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 시민들이 가장 많이 참여한 프로젝트는 무엇이었나?
"우리가 직접 기획한 프로젝트는 아니지만, 화난사람들 시스템을 통해 진행됐던 '대진침대 라돈 검출' 사건이다. 5886명이 참여했다."
- 현재 진행 상황은?
"우리가 사건 진행사항을 계속 추적해 알리고 있는데, 현재 1심 진행 중으로 피해 입증 과정에 시간이 많이 걸리고 있다. 유해 물질이 나오는 침대로 인해 질병을 얻었다는 걸 입증하는 데 어려움이 있지만, 가습기 살균제 사건 때 피해자들의 입증 과정에서 도움을 줬던 서울대 교수 연구진이 이번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고 한다."
- 광주 아파트 참사 관련 입주 예정자들이 HDC현대산업개발 등을 상대로 공동소송을 준비 중이라고 들었다.
"광주 사건 같은 경우 우리와 프로젝트를 많이 했던 변호사님이 진행하고 있다. 조직적 대응이 필요할 것 같아 또 다른 변호사를 연결해드린 사례다. 현재는 수사기관에서 아파트 붕괴 사고를 조사 중이라 당장 대응에 나선 것은 아니지만, 일단 피해자를 모집하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 측에서 피해자들에게 합의 시도를 할 수 있고, 이 경우 피해자들이 법적 조언을 제대로 받지 못한 상태에서 기업의 일방적 정보만으로 불리한 선택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피해자 모집에 나선 것이다."
집단소송제나 징벌적 손해배상제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