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종교편향·불교왜곡 근절과 한국불교 자주권 수호를 위한 전국승려대회'가 열리고 있다.
이희훈
서림스님은 "대통령 부부가 산행도중 법흥사지에 산개한 초석 위에 앉은 사실에 대해 조계종에서는 계속 문화재 훼손을 이야기하지만 그 논리가 설득력이 없다는 건 자기들도 다 안다"면서 "그런데도 계속 비논리적인 (정권) 비판적인 목소리가 나오는 건 권력에 취한 일부 인물들이 종단을 장악해서"라고 설명했다.
"옛날에 친일파도 그랬잖아요. 나라가 망해도 나만 잘살고 부자되면 상관없다. 종단은 지금 국민들로부터 무슨 욕을 먹고 있는지, 어떤 부정적인 이미지를 쌓고 있는지를 신경 쓰지를 않고 있습니다. 오직 자기 권력만 공고해지면 된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뻔뻔하기 이를 데 없죠."
서림스님은 지난 1월 21일 대한불교조계종이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종교편향·불교왜곡 근절과 한국불교 자주권 수호를 위한 전국승려대회'를 열었을 때 누구보다 앞장서서 반대 목소리를 냈다.
"전국승려대회에서 여러 말들이 오갔지만 결의문을 보면 '문재인 대통령은 종교편향 불교왜곡 사태에 대해 사과하라', '정부와 여당은 전통문화유산의 온전한 보존과 계승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수립하라'라는 정도였습니다. 종단에서 그토록 주장해온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의 탈당과 제명에 대한 이야기는 아예 없었죠"
서림스님은 "당시 대선을 앞두고 특정정당과 특정후보를 압박하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 아니면 이해되기 어려운 행보였다"면서 "불교계 내부적으로는 종권을 장악한 자의 위력을 보여주려고 했던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일부 인사들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조계종은 '뭣이 중한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소탐대실의 선택만 잇고 있다"면서 "지금 조계종이 해야 할 것은, 건물 재료에 사람이 앉아서 쉬는 걸 비판하며 문화재청장이 물러가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승가정신을 회복해 성실하고 주체적인 수행자의 모습으로, 종단일을 할 때는 공심과 자비로 임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고려 불교가 왜 망했습니까. 돈놀이하고 노예 부리고, 물욕을 탐하다 망한 겁니다. 지금 한국불교도 다르지 않아요. 승려와 불자가 경전을 읽지 않고 좋은 차를 타고 보이는 것에 치중하고 있습니다. 종교인이 불자와 국민을 화나게 하면 끝나버리는 겁니다. 종교인이 어떤 힘으로 사는 건데요. 국민들의 지지와 믿음으로 사는 겁니다. 그 마음과 마음이 떠나버리면 말 그대로 우리는 아무것도 아닌 겁니다."
서림스님은 최근 40여 명의 시민들과 함께 '온라인 불자회'를 준비하고 있다. "조계종단의 여러 행태에 실망한 국민들께 조금이라도 위안을 주고, 진취적인 불자들의 목소리를 모아내고자 함"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