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가 20일 저녁 퇴근 시간대에 서울 양재동 SPC 본사 앞에서 세 번째 전국 집중 촛불문화제를 개최했다. 촛불문화제 참가자들이 SPC그룹을 규탄하는 글이 적힌 현수막을 들고 있다. 맨 앞 두 명이 왼쪽부터 신환섭 화섬식품노조 위원장,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이재준
화섬식품노조가 3차 전국집중 촛불문화제를 개최했다. SPC 불매 여론이 시작됐다는 것과 국제 연대투쟁이 진행될 것이란 소식이 공유됐다. 단식 중단을 호소한 조합원에게 임종린 파리바게뜨지회장은 적당히 합의할 뜻이 없다고 했다.
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화섬식품노조)은 20일 저녁 퇴근 시간대에 서울 양재동 SPC 본사 앞에서 세 번째 전국 집중 촛불문화제를 개최했다. 촛불문화제에 앞서 전국에서 모인 참가자들은 1박 2일 농성 텐트에 달아둘 작은 현수막에 글을 적었다.
민중가요 그룹 꽃다지가 미니콘서트로 단식 중인 임종린 지회장에게 힘을 실어줬다. 꽃다지는 '누가 나에게 이 길을 가라 하지 않았네' '이 길의 전부' '나의 노래' '이런 마음으로' '아무렇지도 않은 듯' 'Fighter' '내가 왜?' 등의 노래를 부르며 30분 넘게 공연했다. 공연 전후로 SPC 파리바게뜨를 규탄하는 발언들이 이어졌다.
단식 24일차인 임종린 지회장은 "오늘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한겨레 신문 1면에 'SPC 파리바게뜨 청년노동자 인권탄압 중단을 요구하는 시민선언 광고가 실렸다. 정말 감사하다"며 말을 열었다.
임 지회장은 "지난 18일, 단식 돌입 후 처음으로 회사를 만났다. 의미 없는 말이 오간 후 마지막에 불매하지 않으면 안 되겠냐고 했단다. 단식으로 죽어가는 직원보다 장사가 더 걱정됐나 보다. 그런데 노조는 불매를 얘기한 적이 없다"고 했다.
그는 또 "SPC가 노조탄압을 중단하고 인간답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할 때까지 샤니, 삼립, 파리바게뜨, 던킨도너츠, 배스킨라빈스, 포켓몬 빵 등 모든 관련 브랜드를 불매한다" "불매는 회사가 시키는 거다. 내 소비가 다른 시민을 죽인다는데 빵이 넘어가겠냐" 등의 SNS를 통해 들은 응원의 글을 소개했다. 이어 "노조 때려잡으려다가 브랜드까지 말아먹을까 봐 내가 더 걱정"이라고 말했다.
신환섭 화섬식품노조 위원장은 "소비의 주체인 시민들이 나서기 시작했다. 'SPC 알고 봤더니 식품업계의 남양유업이다' '노조 탄압하고, 인권 무시하고, 노동자들의 살을 갈아서 만드는 이 빵 먹지 말자'고 시민들이 나서기 시작했다. 기독교, 천주교, 불교 등 종교계에서도 나서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힘이 되는 소식을 전하겠다며 "임종린 지회장의 투쟁을 응원하는 프랑스 노동조합 총연맹이 파리에 있는 파리바게뜨 매장 앞에서 투쟁을 진행해주기로 했다. 이제 SPC그룹은 전 세계적으로 노동탄압하는 사업자로, 노동자를 존중하지 않는 기업으로 낙인찍힐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