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과 해방은 연결되어 있다_ IW31+봄바람 간담회
한상욱
외국인 보호소는 주 2회, 30분의 야외 운동시간, 외부와의 연락 통제, 저항하는 이들에 대한 고문 등 인권침해가 빈번히 일어납니다. 보호소에서 무권리 상태로 4년이 넘게 구금된 경우도 있습니다.
아프리카에서 온 25살의 젊은 청년의 모습을 잊을 수 없습니다. 2년 동안 외국인 보호소에서 구금되었던 그는 청중 앞에서 한동안 눈물만 훔칠 뿐 아무말도 하지 못했습니다.
누군가 그를 대신해 그가 살아온 삶에 대해 말해주었습니다. 가난한 나라에 태어났지만 한국에서 일을 하며 공부하는 것을 좋아하는 청년이었습니다. 그는 여권을 잃어버리고 비자 연장을 못해 보호소로 오게 되었습니다. 한국에는 대사관이 없어서 여권을 잃어버려도 다시 발급 받을 길이 없었습니다.
그는 억압적인 보호소 생활 동안 받은 상처와 불안감으로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었습니다. 한참을 지난 후 그는 감정을 추스린 후 '와주어서 고맙습니다'라는 한마디의 말을 하였습니다. 또 다른 피해자가 말했습니다.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는데 구금당하는 것은 부당하다. 권리 없이 노예취급을 당하는 나의 친구들이 아직 그곳에 있다. '자유와 정의'를 위해 함께 싸우자. 우리를 도와주지 말고 함께 싸워 주세요."
만일 내가 외국에서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음에도 갇혀 있다면, 영문도 모른체 모독과 신체위협을 받는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되묻고 싶습니다. 인권은 국가, 종교, 인종을 넘어서 누구나 누려야 할 보편적 가치입니다. 간담회를 마친 후 성미산 마을회관에서 '외국인 보호소를 폐지하라' 구호를 외치며 홍대역까지 거리행진을 하였습니다. 우리의 외침이 사람들 마음속에 닿기를 소망하면 걸었습니다.
봄바람 순례길은 거리행진을 마치고 '차별금지법 4월 제정 쟁취 집중문화제'에 참여하였습니다. 지금 국회 앞의 평등 텐트촌에는 미류, 이종걸 두분의 인권운동가들이 13일째(4월 23일)의 단식투쟁을 하고 있습니다. 혐오의 사회에서 고르게 존엄한 사회로! 우리 모두가 바라는 소망이며 연대의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