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5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손석희 전 JTBC 앵커와 특별 대담을 하고 있다. 이날 대담 내용은 26일 JTBC에 방영됐다.
청와대 제공
"그럼 5년간 평화는 어디 날아갔나요?"
문재인 대통령은 26일 밤 JTBC에서 방영된 '대담-문재인의 5년' 2부에서 '남북관계가 원위치로 돌아가지 않았냐'는 손석희 전 앵커의 질문에 단호한 어조로 이같이 답했다.
비록 북미간 '하노이 노딜'로 인해 원하던 성과를 매듭짓지는 못했지만 자신의 임기 5년간 남북간 평화가 이어지지 않았냐는 항변이다. 이어 그는 '안보는 보수'라는 프레임도 잘못 됐다면서 이렇게 비판했다.
"노무현-문재인 정부 동안 한 건도 북한과 군사적 충돌은 없었다. 반면 이명박-박근혜 정부는 천안함, 연평도, 지뢰 폭파 등으로 자칫 전면전으로 비화될 위기도 있었다. 누가 평화와 안보를 잘 지켰나. 진보 정부가 잘하지 않았나."
특히 '한반도 운전자론'은 허구라는 주장에 대해 문 대통령은 "2017년 핵실험과 ICBM 발사로 조성됐던 전쟁 위기를 대화와 외교로 전환시켰다"며 "저도 트럼프도 정당한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선 기간 중 북한에 대한 강경발언을 쏟아냈던 윤석열 당선자에 대해서는 "'선제타격' '버르장머리를 고친다' 등의 발언은 국방부장관, 합참의장이면 몰라도 국가지도자로서는 적절치 않다"며 "언젠가는 대화를 하고 마주할 수 있는데 말 한 마디가 긴장을 고조시킬 수도 있다"고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이어 "당선자가 북과 대화하거나 외교 경험이 없어서 그럴 수도 있겠다"며 "빨리 대통령 모드로 돌아가야 한다"고 충고했다.
"김정은, 미국과 회담 어떻게 해야 하냐고 물었다"
퇴임 전 마지막 언론 인터뷰로 진행된 대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집권 5년간 가장 큰 역점을 뒀던 남북 및 북미대화 와중에서 알려지지 않았던 비화를 많이 털어놨다.
특히 지난 2018년 4월 27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판문점 도보다리에서 나눈 대화 내용 일부도 공개했다.
문 대통령은 당시 원래 배석자 없이 10분 정도만 얘기하려 했으나 대화가 진지해지면서 길어졌다면서 김 위원장이 "안전 때문에 핵에 매달리고 있으며, 안전만 보장된다면 핵을 없앨 수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 김 위원장이 "북에 대한 국제사회의 불신이 많은데 어떻게 해소할 수 있을까, 미국과의 회담 경험이 없는데 어떻게 해야 하냐"고 조언을 구했다고 문 대통령은 말했다.
2018년 평양 방문 때 능라도 5.1경기장에서 한 연설은, 본래시 '아리랑 축전' 참관만 할 예정이었는데 김 위원장이 갑자기 "짧게 인사했으면 좋겠다"고 제안해 즉석에서 이뤄졌다고 털어놨다. 문 대통령은 "우리에게 두 번 다시 없을 기회여서 작심하고 비핵화 이야기를 했다"며 "(김 위원장이) 발언시간, 내용에 일체 간섭하지 않고 전적으로 맡겨준 것은 의외였다"고 술회했다.
"트럼프, 한국과의 관계만 보면 협상하기 굉장히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