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애 작가가 '허름한 미술관'에서 딸인 박소영 작가의 그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그는 장애인을 신체의 핸디캡이 있는 사람이 아닌 오랫동안 길게 사랑하는 사람으로 봐주어야 한다고 말한다.
아이-뷰
이정애 작가는 발달장애인을 키우고 있는 엄마이자 동화작가다. 그는 딸을 통해서 세상을 더 넓고 다양하게 바라보게 됐다고 한다. 사실 그가 동화작가로 데뷔하게 된 계기도 장애인들의 인식을 바꾸는 이야기를 알리고 싶어서였다.
그는 1999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동화 <뜨거운 이별>이 당선되면서 등단했다. 10여 편의 동화를 담은 <똥물에 튀겨 질뻔한 우리아빠>를 썼고 두 번째 책 <내 인생에 태클을 건 당신>은 전자책으로 제작됐다. 책 제목을 바꿔 오프라인으로도 발간될 예정이다.
"제가 40살 늦은 나이에 등단을 했어요. 글을 써야겠다고 결심한 계기가 소영이를 낳고 난 뒤입니다. 제가 국문학을 전공했기에 이런 특기를 살려 장애인의 인식을 바꾸는 데 글을 써 조금이나마 일조해야 겠다는 생각을 갖게 됐습니다."
처음엔 아이의 장애를 받아들이기 힘들어 깊은 고민과 번민으로 잠 못 이루는 날들이 많았다. 원망과 갈등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기도 했지만 아이를 이 사회의 일원으로 잘 키워내겠다는 결심을 한 후로는 장애인복지관 인지치료사로 활동하며 장애인을 이해하고 그들과 함께하는 활동을 꾸준히 해왔다.
딸 박소영 작가는 일반학교와 특수학교를 오가며 학교생활을 마쳤다. 그녀는 학교에서 유독 미술에 재능을 보여 학교에서 주는 미술상을 많이 받아왔다. 취미로 그리던 그림은 학교를 졸업한 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박소영 작가는 2020년 10월 15일 한국지체장애인협회가 주최한 제33회 전국장애인종합예술제에서 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또 그는 지난해 싱가포르 아티스트 글로리아 케와 함께 콜라보 작업을 진행했다. 글로리아케는 박소영 작가의 작품에 감명을 받아, 박소영 작가가 스케치를 하면 글로리아가 색감을 입히는 작업을 진행해 작품을 완성했다. 박 작가의 대표작인 '멕시코 검은 소'는 2020년 국제전에 참여했던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