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속으로 사라진 서울미세먼지가 매우나쁨 수준으로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시행 된 14일 오전 서울 남산 일대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가 뿌옇게 흐려 보이고 있다. 2019.1.14
이희훈
2015년 길거리에서 흡연이 더 이상 불가능했던 그때. 드디어 원치 않는 담배 향을 맡지 않아도 된다는 해방감으로 몇 달 살다 프랑스로 유학을 떠났습니다. 그러나 야외에서 자유롭게 담배를 피울 수 있는 프랑스에서 저는 다시 간접 흡연자가 되었습니다.
학교 가는 길에 담배 연기를 맡으며 '잠시 스치는 담배 연기쯤이야'하며 애써 괜찮을 거라고 스스로 위로했는데 그건 오산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저도 모르게, 매일 숨을 쉬는 동안 몇 갑의 담배를 피우고 있었더라고요. 바로 '대기오염' 때문이었습니다.
대기오염이란 말 그대로 인위적이거나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물질이 대기 중으로 과다하게 배출되어 인류의 건강이나 생태계에 영향을 끼칠 만큼 대기 중에 오염물질이 많은 상태를 말합니다.
주로 연료를 태우는 과정에서 발생하는데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물건을 만들기 위해 가동하는 공장에서, 전기를 얻기 위해 돌아가는 화력발전소에서 발생하는 것은 물론, 캠핑장에서 장작불을 피워 여유를 느끼는 중에도 대기오염이 발생합니다.
대표적인 대기오염 물질로 우리에게 친숙한 미세먼지(particulate matter, PM)가 있습니다. 먼지는 공기 중에 고체나 액체 상태로 물질이 부유하는 상태를 말합니다. 먼지 입자의 직경에 따라 이를 세분화 할 수 있는데요. 입자 크기가 10마이크로미터(㎛)의 경우 이를 미세먼지라고 하며 이를 PM10이라고 표기합니다. 입자 크기가 2.5㎛ 이하의 경우 이를 초미세먼지라고 하고 이를 PM2.5라고도 부릅니다.
머리카락 굵기가 50~70㎛라고 하니 미세먼지는 머리카락보다도 약 6배 작고 초미세먼지는 약 24배 작습니다. 그래서 미세먼지는 눈에 보이지 않습니다. 먼지 입자가 큰 것은 발생지에서 멀리 이동하지 않지만, 미세먼지는 가벼워서 대기에 더 오래 머물며 발생지로부터 멀리까지 부유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매 순간 숨을 쉽니다. 먼지 중 크기가 큰 것은 코털이나 기관지 점막이 걸러 낼 수 있지만, 입자가 작은 미세먼지는 우리가 숨을 쉬면서 몸에 들어오고, 우리 몸에서 빠져나가지 않은 채 머물게 됩니다.
게다가 미세먼지는 연소 과정에서 생성된 중금속과 같은 오염 물질들을 함께 포함하고 있어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특히나 초미세먼지는 호흡을 통해 들어와 몸에 축적되어 혈류와 폐포까지 깊숙하게 침투해 심장마비, 뇌졸중, 폐암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폐암의 주요 원인은 흡연입니다. 그러나 평생 한 번도 담배를 피운 적 없는 사람이 초미세먼지 때문에 폐암에 걸리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폐암 환자의 25%는 비흡연자이며 비흡연자의 폐암 비율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 대기 중 초미세먼지 (PM2.5)와 2017년 전체 폐암 사망의 14.1%가 연관성이 있다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많은 연구에서 비흡연자가 미세먼지에 장기적으로 노출되었을 경우 폐암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고 보고하고 있습니다.
당신도 모르게 피운 흡연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