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치운동가 한창진씨 GS칼텍스예울마루, 기업 공헌사업 선정부터 추진. 운영까지 14년간 참여했다.
오병종
지난 18일 여수 GS칼텍스 예울마루 대극장 카페에서 한창진씨를 만났다. 한창진씨는 먼저 2006년도를 회고했다.
"GS칼텍스가 2006년 당시 사회공헌기금 1000억 원을 내놓겠다고 했고, 그 범위 내에서 시민들이 무엇을 결정해주면 따르겠다고 선언했다. 이때 여수 지역 사회로 보면 상당히 의미 있는 시민기구가 등장한다. GS칼텍스 측에서 나서서 각계 대표 11명으로 'GS칼텍스사회공헌대표사업선정을 위한 자문위원회'를 구성한 것이다."
그 11명 중에는 시민단체에서 추천한 한창진씨(시민운동가, 당시 여수시민협 대표)가 포함돼 있었다. 교육계, 여성계, 지역상공인, 경영인,문화예술계, 언론계 등 다양하게 분포한 자문위원회는 호선을 거쳐 시민단체 대표인 한장진을 위원장으로 선출한다.
"GS칼텍스라는 여수국가산단 소재 기업이 여수시민들을 위한 공헌사업을 추진하면서 여수 시장만 4번 바뀌는 기간 동안 인내심을 갖고 민주적 절차를 바탕으로 한 의견수렴기구의 결정을 믿어 주었다. 절차에 따른 결정들을 믿고, 수용하면서 사업을 진행했다는 점이 무엇보다도 돋보인다.
왜냐하면 당시만 해도 시민단체 측에서는 대기업에 호의적이지 않았다. 시프린스호 사건으로 피해를 입한 공해기업이라고 주장했으니, 호의적이지 않은 시민단체 관계자의 참여나 대표 선출에 영향력을 행사하여 저를 배제할 수도 있었는데 일체 관여하지 않았다. 이를 보고 시민들을 위한 공헌을 하려는 기업이구나 믿음을 갖게 됐다."
각계 대표로 11명으로 구성된 'GS칼텍스사회공헌대표사업선정을 위한 자문위원회'(위원장 한창진)는 전문가자문, 시민요구 파악, 용역 조사, 타 지역의 기업공헌사례, 시민여론조사 등을 거쳐 대표 사업으로 '문화예술회관' 사업을 선정한다.
"논란과 회의 끝에 '문화예술회관' 사업을 선정했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것을 어디에 건립할지는 결정된 것이 없어서 또 다른 시민들의 협의기구인 'GS칼텍스예울마루 사업추진협의회'를 2008년에 구성하게 된다. 사업추진협의회에서는 마찬가지로 여러 절차를 거쳐서 예술섬 장도를 포함한 여수시 웅천지구 망마공원 일대에 예울마루 대극장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로 결정하게 된다. 명칭도 'GS칼텍스 예울마루'로 정했다."
그러나 어렵게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 결정했지만, 우여곡절도 있었다. 다른 장소가 적합하다는 등의 주장이 나와 공사 진척이 되지 않기도 했다. 하지만 추진협의회에서 강력히 그런 제안을 거절했다. 또 다른 위기도 있었다. '특목고 환상론'의 등장이다. 여수 인구의 외부 유출이 심하다는 판단과 더불어, '자녀들의 고교진학을 위한 인구 이동이 심하다'는 여론이 형성된 것이다.
"특목고가 여수에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여론에 떠밀려 GS 측에서도 학교 부지를 보러 다닌다는 소문이 돌았다. 그것 또한 추진협의회에서 중심을 잡고 나아갔다. 거기다 오현섭 여수시장이 당선되면서 문화예술에 대한 이해가 깊어 한때 '구겐하임 미술관 여수 유치 운동'을 벌일 정도였다. 오 시장 덕분에 망마산 예울마루 프로젝트가 최종 결정돼 추진이 급진전되었다. 이런 과정들로 착공이 늦어지는 바람에 겨우 겨우 준공했고, 엑스포 개막 불과 며칠 전인 2012년 5월 10일 개관식을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