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 화제초등학교 학부모 비상대책위원회의 집회.
임효영
"현재 노선대로 공사가 강행 될 경우 전체 학부모의 70% 이상이 다른 학교로 입학이나 전학을 고려하고 있다."
경남 양산 화제초등학교 학부모 비상대책위원회가 이같이 밝혔다. 학부모들은 '국가지방도 60호선 2단계 신설 사업'과 관련해 전체 학부모를 대상으로 지난 5월 말에 설문조사를 진행했고, 이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9일 밝혔다.
'국지도 60호선 2단계 사업'은 양산 유산동과 김해 상동면을 잇는 길이 9.74㎞ 왕복 4차로이다. 이 구간에는 유산동과 원동면 화제리를 연결하는 3.5㎞의 오봉터널과 낙동강을 횡단하는 1㎞의 낙동대교가 건설된다.
학부모들은 국지도 60호선 노선이 화제초교와 불과 100m 거리를 두고 지나게 되고, 학교 남측 농로 50m 지점에 교차로를 신설하는 계획을 무리하게 추진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학부모와 지역 주민들은 8일 시행사 앞에서 "국지도 60호선 신설 계획 반대 집회"를 열기도 했다.
이들은 "국지도 60호선 2단계 구간 노선 결정 문제로 인해 진통이 많았으며, 원안에서 변경된 현재 노선으로 토지보상 및 공사가 일부 진행되고 있으나, 여전히 노선 변경에 대한 요구와 현재 노선에 대한 화제리 주민의 반대가 심하고, 학교와는 어떠한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공사를 강행하고 있다"고 했다.
학부모들은 "화제초교는 부산 등 먼 지역에서도 소문을 듣고 입학 및 전학을 위해 이주를 해 올 정도로 뛰어난 자연 친화적인 교육 환경이 경쟁력으로 여겨지고 있으며, 마을학교 또한 매우 활성화 되어 있는 행복학교 교육의 우수한 모델이며, 이는 장기간 노력 해 온 경남 도 교육청의 자산이자, 양산시 교육당국의 자랑으로 여겨지는 학교이다"고 설명했다.
또 학부모들은 "이 노선이 학교와 너무 붙어 있고, 높은 제방형태의 도로와 평면교차로로 설계되어 있어, 학교가 거대한 장벽에 둘러싸이는 형태가 되어 학교 앞 경관을 헤치고, 7차선의 거대한 평면 교차로를 중심으로 V형으로 내리막길과 오르막길이 교차 형성 되는 점 등 학생 안전과, 인근 주민의 안전에도 많은 문제점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불과 380미터 인근에 지방도 1022호선과 만나는 평면 교차로가 설계되어 있어, 사실상 불필요한 교차로 임에도 불구하고, 학교 앞 '명언교차로'를 설계한 이유가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화제초교 학부모 비상대책위원회는 국지도 60호선 노선의 완전 변경을 요구하고 있다.
화제 지역 주민이자 마을교육 활동가인 임아무개(44세)씨는 "화제초교는 2006년 폐교 위기에서 졸업생과 지역주민 그리고 교육당국의 노력으로 현재 경남에서 가장 유명한 행복나눔학교로 발돋움 했는데, 또 한번의 위기를 맞았다"며 "도로가 이대로 건설 된다면, 특성화 교육의 지속 가능성과 학교 폐교의 우려가 크다"고 했다.
화제초교 학부모들은 "학생과 마을주민들의 안전과 생명권을 지켜 달라"며 서명 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도로 개설 사업은 경남도가 발주했다. 경남도청 관계자는 "신설 도로는 학교에서 100m 정도 떨어져 있고, 법적으로 금지행위에 해당하지 않아 도로 개설이 가능하다"며 "환경영향평가 과정을 거쳤고, 소음과 진동을 줄이기 위한 방음벽 설치를 한 뒤에 공사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