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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에 '만취' 잡힌 박순애, 3년 만에 '경찰' 평가위원

[단독] 인사혁신처서 '음주운전 예방' 담긴 평가보고서도 작성... 강민정 "부적절"

등록 2022.06.10 09:38수정 2022.06.10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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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으로 지명된 박순애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가 5월 27일 여의도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으로 지명된 박순애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가 5월 27일 여의도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연합뉴스

'만취운전' 이력으로 논란을 빚고 있는 박순애 교육부장관 후보자가 음주운전으로 경찰에 재판을 받은 지 3년 만에 경찰청 평가위원을 맡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 인사혁신처 평가위원을 맡아 '음주운전 예방과 처벌' 내용 등이 담긴 평가결과보고서도 작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오마이뉴스>는 국회 교육위 강민정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경찰청과 인사혁신처로부터 각각 받은 '경찰청 자체평가위원 직책 역할과 업무'와 '인사혁신처 평가위원 직책 역할과 업무' 자료를 입수해 살펴봤다.
 
 경찰청이 강민정 의원에게 보낸 답변서.
경찰청이 강민정 의원에게 보낸 답변서. 강민정 의원
 
경찰청 자료를 보면, 박 후보자는 2005년 6월 23일부터 2006년 5월 2일까지 경찰청 자체평가위원 직책을 맡아 경찰청 부서 과제 등에 대한 평가를 벌였다. 그런데 박 후보자가 경찰청 평가위원을 처음 맡은 2005년은 그가 음주 운전 혐의로 법원으로부터 선고유예를 받은 지 3년만이다. 서울지방법원은 2002년 9월 12일 박 후보자에 대해 선고유예 처분을 내렸다. 

선고유예는 판사가 개전의 정이 현저한 자로 판단하는 경우 형의 선고를 미뤄주고 일정기간이 경과하면 선고를 면하게 하는 제도다. 하지만 박 후보자의 경우 당시 면허 취소 기준인 혈중알코올농도 0.1%보다 2.5배 높은 만취상태여서 석연찮은 판결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관련기사 박순애, 음주운전 전력에 "이유 얘기 못하지만 깊이 반성" http://omn.kr/1z694).   이외에도 박 후보자가 인사혁신처 위원으로 활동하며 만든 자체평가 결과보고서에 음주운전 관련 내용이 담긴 것으로 확인돼 부적절하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인사혁신처 자료에 따르면, 박 후보자는 2014년부터 현재까지 역량평가위원, 자체평가위원, 인사혁신추진위원 등의 직책을 맡고 있다. 인사혁신처 자체평가위원은 박 후보자 포함 모두 19명이다. 
 
 인사혁신처가 강민정 의원실에 보낸 답변문서에 나와 있는 공무원 징계 기준. 박순애 후보자는 이 징계 기준 등에 대해서도 평가에 참여한 것으로 보인다.
인사혁신처가 강민정 의원실에 보낸 답변문서에 나와 있는 공무원 징계 기준. 박순애 후보자는 이 징계 기준 등에 대해서도 평가에 참여한 것으로 보인다. 강민정 의원
 
박 후보가 자체평가위원으로 참여해 만든 2021년 자체평가 결과보고서에는 '음주운전 예방과 처벌' 관련 평가 내용이 담겨 있었다. 올해 1월에 작성된 이 보고서에는 '고위공무원 성과책임 제고를 위한 제도 개선' 항목에 '비위행위에 대한 엄벌 기조에 맞게 음주운전 등에 최하위 등급 부여 기준 마련' 성과 등이 적혀 있고, 이에 대해 자체평가위원들은 '다소 미흡'으로 판정했다. 

이 문서의 '징계제도 개선 및 엄정 운영' 항목에는 "최초 음주운전이라도 혈중알코올농도 0.2% 이상이면 공직 퇴출 가능" 등의 내용이 적혀 있었고 이에 대해 자체평가위원들은 '다소 우수'라고 평가했다. 박 후보자가 음주운전으로 적발될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0.2%를 넘긴 0.251%였다

박 후보가 평가한 인사혁신처 징계기준 "0.2% 이상이면 공직 퇴출"

이에 대해 강민정 의원은 "박순애 후보자는 만취 상태에서 경찰에게 음주운전으로 적발 된 후  4년 후에 경찰청 자체평가위원을 맡았다"면서 "이것은 마치 도둑이 경찰 평가에 나선 셈이어서 도의상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강 의원은 "자신이 평가에 참여한 공무원 음주운전 혈중알코올농도 평가기준에 따르면 과거 자신의 알코올농도는 공직 퇴출 수준"이라면서 "이런 사람이 교육부장관이 되어 인사권을 행사하고 음주 관련 징계처분을 내린다면 교육공무원들과 교원들이 얼마나 납득할 수 있겠느냐"고 우려했다.  
#박순애 #교육부장관 후보 #만취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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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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