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되고 있는 자신의 작품 앞에서 포즈를 취한 신재돈 화백
스텔라김
"마흔 일곱에 호주 이민을 오게 되면서 바로 RMIT 대학교(Royal Melbourne Institute of Technology University) 미대 드로잉과에 입학을 하며 미술을 시작했습니다."
한국에서는 서강대학교에서 사학을 전공했고 호주에 오기 전까지 직업은 사업가.
그런데 쉰이 다 되어가는 나이에 미술을 시작한 것이다. '화가가 될까, 작가가 될까' 오랜 시간 꾸었던 그 꿈은, 자신의 고향 광주에서 일어난 민주항쟁, 군사독재정권 시대 속에 소위 운동권 젊은이가 되면서 접어야 했다.
힘들었던 투쟁, 오랜 노력 끝에 '민주화'가 찾아왔고, 그때는 꿈보다 생활을 이어가야 해서 사업가로 평범한 삶을 시작했다. 결혼을 하고 아들 둘을 낳고, 그 아들들, 뒤처지지 말라고 다른 사람들이 하듯 유학을 보내고… 그렇게 이어진 호주행이 화가의 길로 이끌 줄을 그때는 물론 몰랐다. 이민도, 새로운 도전도 모두 계획되지 않은 일들이었기 때문이다.
"취미처럼 마치 아주 놓치고 싶지는 않은 무엇을 잡고 있는 심정으로 그려 두었던 몇몇 작품을 포트폴리오로 냈는데 입학 허가가 나더라구요. 그래서 시작했습니다."
아들, 딸 뻘 되는 학생들 틈에서 처음에는 그저 옛날 꿈을 다시 찾는 가벼운 기분으로 시작한 공부였다. 하지만 호주 땅에서 풀타임 화가(Full time Artist)가 되는 것이 얼마나 치열해야 하는지를 눈으로 보며 생각을 바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