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초등 여자아이들 인기템 '인생네컷'. 초상권 보호를 위해 만화 필터를 사용한 이미지.
최은경
딸은 사촌언니와 몇 번 찍어본 경험이 있었지만 다른 아이들은 모두 처음이라고 했다. 친한 언니의 경험담, 유튜버들의 브이로그에서 길거리 즉석 사진관에 대한 정보를 입수한 아이들은 저마다의 환상과 기대감을 한껏 드러냈다. 딸아이는 전용 앨범까지 따로 구입했을 정도다.
이 즉석 사진의 인기는 아이들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딸과 쇼핑을 갔다가 하도 조르는 통에 나도 같이 찍어본 적이 있는데, 그 안엔 젊은 세대들이 그득했다. 대학생, 군인, 연인 등... 각종 소품을 활용해 즐겁게 추억을 남기는 모습을 보니 '이 장면, 어디서 봤는데...' 같은 기시감이 들었다. 곧이어 떠오른 장면! 과거에 친구와 연인과 한 번씩은 찍어봤을 스티커 사진관이 오버랩 되었다.
푸웁, 하고 웃음이 났다. 예나 지금이나 인간의 셀카 본성은 어쩔 수 없는 일이란 말인가? 그런데 한편으론 이런 의문도 들었다. 사진이라는 것이 요즘 세대들에게 얼마나 흔하고 뻔한 아이템인데 왜 즉석 사진에 목을 매는 것일까?
핸드폰 어플로도 충분히 이와 비슷한 분위기를 낼 수 있는데 말이다. 왜 돈을 들이고, 찾아가는 수고스러움을 감행하면서까지 즉석 사진을 찍고 싶어 하는 것일까? 동네 일반 사진관은 죄다 없어졌는데, 길거리 즉석 사진관만 잘 되는 이유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