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네텃밭 제철꾸러미언니네텃밭 제철꾸러미
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
딴짓 박초롱 : "원재료를 이용해 요리를 하는 데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이 당황스러워하지는 않으세요? 밀키트에 익숙한 젊은 세대는 특히 그럴 것 같아요."
언니네텃밭 박지희 : "처음에는 이걸 어떻게 조리해서 먹어야 하나 고민을 많이 하시는 것 같아요. 그래서 생산물로 이런 요리를 해 먹을 수 있다라고 저희가 소개를 하면 어떨까 고민은 했는데요. 소비자들을 모아서 교육을 할 수 있는 공간도 마땅하지 않고, 그걸 운영할 인력도 여유가 없었어요. 생산자들에게 최대한 생산비를 보장해서 드리고, 수수료는 최소한으로 받으려다 보니 운영비도 넉넉하지 않죠. 이런 부분을 고민 중입니다."
마침 언니네텃밭이 입주해 있는 가락먹거리융합클러스터에서 6월부터 공유주방을 시범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언니네텃밭에게 공유주방이 고민 해결의 실마리가 될 수 있는지 물었다.
언니네텃밭 박지희 : "이제 그곳에서 소비자 교육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소비자와 요리를 해볼 수도 있고, 생산자가 원물을 가지고 상품 개발을 하겠다고 하면 공유 주방을 활용하게 해드릴 수도 있겠죠."
우리나라 농민의 반 이상이 여성이다. 그러나 여전히 여성 농민은 생산자가 아니라 생산의 보조자로만 인식된다. 언니네텃밭은 농사를 지어도 권리를 인정받을 수 없는 여성 농민을 위해, 집 주위의 작은 밭을 활용한 경작물 판매라는 방법을 떠올렸다. 여성 농민에게 자신의 이름으로 된 통장이 생기면서, 생산자들의 목소리에도 힘이 실렸다. 그 세월이 벌써 10년이 넘었다. 그동안 어떤 변화가 있었을지 물었다.
언니네텃밭 박지희 : "일은 많이 하는데, 소득이나 인정은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죠. 텃밭은 여성 농민의 자립 의미가 커요. 그러나 텃밭 농사지어서 부자 될 수는 없습니다.(웃음) 농작물 가격이 높지 않거든요. 소득은 크지 않지만 소비자들이 내가 농사지은 걸 사준다는 걸 뿌듯하게 생각하시죠. 그러나 이제는 생산자분들도 나이가 많이 들었어요. 꾸러미 공동체는 평균 연령이 70대인 경우도 있어요. 60대면 젊으신 거죠. 이제까지 우리가 지속적으로 언니네텃밭을 할 수 있었던 건 생산자님이 계셨기 때문인데, 고령화로 생산이 끊기게 생겼죠. 젊은 생산자분들 찾기는 힘들고요. 귀촌하신 분들이 다 귀농하시는 것도 아니고, 소득이 높지 않으니까요. 또 저희가 무제초에 가온을 하지 않는 농작물만 받고 있으니까 그 조건에 맞추시기도 힘들죠."
지금 언니네텃밭의 꾸러미공동체는 10개, 장터공동체는 7개, 조합원은 약 330명 정도다. 조합원 중 실제로 먹거리를 소비자에게 보내는 생산자들은 140여 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