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연대가 '산재감시단'을 만들어 산재 예방 및 감시 활동을 시작했다. 인권연대는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산재감시단 출범과 더불어 노동자들의 안전과 건강을 위한 본격적인 활동에 나서고자 한다"라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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뙤약볕 아래 전자온도계 숫자가 '43'까지 올랐다. 폭염을 비롯한 노동권 문제가 좀처럼 잦아들고 있지 않은 가운데 인권연대가 '산재감시단'을 만들어 산재 예방 및 감시 활동을 시작했다.
인권연대는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산재감시단 출범과 더불어 노동자들의 안전과 건강을 위한 본격적인 활동에 나서고자 한다"라고 발표했다.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은 "산재는 조금만 신경 쓰고, 조금만 노력하면 얼마든지 개선될 수 있다"며 "우선 폭염 속에 시달리는 노동자들을 만나러 다닐 예정이다. 쿠팡 물류센터, 건설현장의 노동자들이 호소하고 있는데 이들이 폭염 속에서 어떻게 지내는지 살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30년 전 우리나라에서 교통사고로 죽어간 사람이 1년에 1만3000명 정도였다. 시민사회와 정부가 함께 노력해 횡단보도와 신호등을 설치하고 제한속도를 낮췄다"라며 "물론 지금도 많은 수치이지만 이제 1년에 3000명으로 사망자가 줄었다. (산재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불필요한 고통, 불필요한 죽음을 얼마든지 줄일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노동자들 죽고 다쳐 경제 안 돌아가는 것이야 말로 불법상황"
인권연대 산재감시단장을 맡은 주수욱 신부는 "오늘 아침에도 (대통령과 정부는) 조선소에서 경제적 불이익이 나게 된 것이 노동자 때문이라고 몰아붙이고 있다"며 "많은 노동자들이 죽고 심각하게 다쳐서 국가 경제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것이야말로 불법 상황 아닌가. 누구의 책임인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하루에 5명 넘는 노동자들이 일하러 집을 나섰다가 집에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훨씬 더 많은 수의 노동자들이 일하다가 심각하게 다쳐 더 이상 노동하지 못하게 돼 생계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라며 "작업 현장의 비참한 조건에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 심각한 질병에 걸려 고통 속에 죽어가는 노동자들도 있다. 거칠어지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우울증에 시달리다 비참한 최후를 맞는 감정노동자들 또한 우리의 이웃이다"라고 호소했다.
이어 "대한민국 국민인 우리는 선진국 국민이다. 그런데 우린 사회의 구성원이 이렇게 죽어가는 현실을 외면하고 있다"며 "지금이라도 우리 국민 모두가 힘을 합하면 부끄럽고 참담한 우리나라의 이 산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대기업들은 수천억 원의 산재보험금을 돌려받으면서 이런 제도를 악용해 사내에서 일어난 산재를 은폐하기 급급하다"며 "산업재해는 언제든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는 불행이지만 노동자들 사이에서조차 당해서는 안 될 불미한 일처럼 간주되곤 한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인권연대 산재감시단은 전국의 사업장을 돌며 노동자들이 안전을 위협받지 않는지, 질병에 노출되고 있지 않은지 살피고 또 살필 것"이라며 "또한 노동자 안전과 건강을 뒷전으로 한 기업을 적극 발굴하고 개선을 요구할 것이다. 노동자의 죽음을 방치한 기업에 대해선 엄중한 책임을 묻는 활동에도 적극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또 "현행 산재보험제도가 진정한 의미의 사회보험 제도로 거듭날 수 있도록 시민사회, 정치권과의 연대에도 적극 나설 것이다. 산재보험 적용 대상 업종도 모든 일하는 사람들에게로 확대돼야 한다"며 "노동자에게만 주어지는 산재로 인한 질병을 입증하는 책임 문제도 해결되어야 한다. 40% 수준에 불과한 원직 복직률을 높이기 위한 제도적 지원책도 서둘러 만들어져야 한다"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