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영뉴미디어도서관에 설치된 북큐레이션
이석영뉴미디어도서관
우리가 흔히 알고있는 도서관의 기능인 단순히 책을 읽고 빌려주는 것에서 벗어나 도서관을 매개로 지역과 소통하는 것을 핵심가치로 설정한 이석영뉴미디어도서관에 대해서 이경구 관장의 설명은 명확했다. 무엇보다 개관 당시에는 도서관을 어떻게 운영할지 고민이 많았단다.
가장 뚜렷한 방향은 지역주민이 도서관에 와서 함께 소통하면서 그들만의 사랑방으로 만들어 가는 것이다. 이것은 지역거점의 허브 역할이 될 것이며, 특히 전국에서 청소년이 두 번째로 많은 지역의 특성을 최대한 살려서 학생들이 많이 오고 싶어 하는 도서관으로 운영하겠다는 바람을 가졌다.
"요즘 청소년들은 뉴미디어에 대한 관심이 많습니다. 학생들이 원하는 관심거리, 재밋거리를 스스로 기획하고 서로 모여 관심사를 나눌 수 있도록 도서관에서는 '영크리에이터크루'라는 학생동아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작년 초부터 지금까지 100여 명의 학생들이 음악, 영상, 문예, 댄스, 천문학, 메타버스 등 본인의 관심분야에서 즐겁게 활동하고 있어요. 또한 도서관 행사도 스스로 기획해 도서관운영에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 관장은 이런 청소년들의 활동과 함께 다른 축으로 성인들은 어떤 모티브로 학생들과 유사한 움직임을 유도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며, 이번 지원사업에 참여한 동기를 밝혔다. 성인모임도 학생동아리처럼 도서관 운영에 직접 참여하며 스스로 자생력있는 거점 모임으로 자리잡아가길 바랐다. 이를 토대로 학생-성인 간의 자연스런 교류는 물론 도서관 운영에 있어서 주민 거버넌스 실현도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예전처럼 책만 보려고 도서관을 찾지는 않습니다. 2007년 출시된 스마트폰이 정보유통의 패턴을 바꿨어요. '미디어 문해력(Media Literacy)'이라는 시사용어로 회자되고 있잖아요? 도서관 상주작가는 최근에 이런 시류 변화의 교차점에서 세대 간의 정보 불균형의 문제를 함께 아우르면서 문예 본연의 가치를 전파하는 중요한 임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남양주시의 새로운 랜드마크인 '이석영뉴미디어도서관'은 이석영 선생(1855~1934)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 2021년에 문을 열었다. 이석영은 일제 강점기의 독립운동가로, 1910년 경술국치 후 남양주 화도읍 일대의 전 재산인 600억을 정리하고, 그해 12월에 신흥무관학교를 설립하고 독립운동의 후원자가 됐으나, 말년에는 일제에 쫓기며 궁핍한 생활을 하다가 상해 빈민가에서 객사했다. 이러한 선생의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을 기억하고자 조성된 13번째 시립도서관이다.
무엇보다 전국에서 청소년이 두 번째로 많은(2019년 기준) 화도(읍)에 위치하고 있다. 그것은 이 선생의 맑고 건강한 정신이 남양주 청소년에게 이어지길 바라는 남양주시(시장 주광덕)의 염원을 담았다.
다양한 음악, 뉴미디어 문화와 교육을 통해 세계적인 리더로 성장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되길 바란다. 그래서 이 도서관은 남양주시의 유일한 민간위탁 도서관으로 운영되고 있다. 향후에도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도서관 상주작가 프로그램은 큰 힘을 발휘하고 상주작가의 사회적 역할도 더욱 커질 것이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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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는 빼고 문화예술만 씁니다." 20년 넘게 문화예술계 현장에 몸담고 있으며, 문화예술 종합시사 월간지 '문화+서울' 편집장(2013~2022년)과 한겨레신문(2016~2023년)에서 매주 문화예술 행사를 전하는 '주간추천 공연·전시' 소식과 예술가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는 '사람in예술' 코너에 글을 써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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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도서관에 아동문학 작가가 상주한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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