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25일 강인선 대변인이 용산 대통령실 청사 오픈 라운지에서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가안보회의(NSC) 회의와 관련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통령실 관계자는 7일 대통령의 업무복귀 후 인적쇄신 가능성에 대해 "취임 석 달이 채 안 된 만큼, (윤석열 대통령께선) 부족한 참모들에게 분발을 촉구하되 (더 분발해서) 일하라고 당부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선을 그었다.
MB 때의 참모들과 다른 태도다. 이명박 정부 당시 류우익 비서실장을 비롯한 청와대 수석비서관급 참모 전원은 2008년 6월 6일 사표를 제출했다. 한승수 국무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 전원도 6월 10일 사의를 표명했다. 모두 대통령이 결단(2008년 6월 20일)하기 전의 일이다. 참모들이 먼저 나서 대통령의 부담을 덜어준 것이다. 그러나 현 대통령실에서 사의를 표명한 건 신인호 국가안보실 2차장 단 한 명뿐이다. 그 사유도 책임을 지겠다는 게 아니라 건강상의 이유다.
오히려 대통령실 일부 참모들은 현 상황에 대해 오판하고 있다. 강승규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은 지난 4일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와 한 인터뷰에서 대통령의 20%대 국정 지지율에 대한 질문을 받고 "국민적 큰 기대에 대통령 비서진이나 내각이 충분히 부응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면서도 "일부 야당에서 악의적 프레임으로 (정부의 개혁조치들을) 공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선에 이어 지방선거에서도 패배한 야당 때문에 취임 100일도 되지 않아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추락했다는 얘기다.
참모들이 지금 해야 할 것은 야당 탓이 아니다. 지난 5일 발표된 한국갤럽 8월 1주차 조사의 대통령 직무수행 부정평가 원인을 봐야 한다. 당시 직무수행 부정평가 원인으론 인사(23%), 경험·자질부족·무능함(10%), 독단적·일방적(8%), 소통미흡(7%) 순이었다. 윤 대통령 취임 후 실시한 한국갤럽 정례조사에서, 대통령의 인사에 대한 지적은 꾸준히 부정평가 원인 최상위를 차지하고 있다.
5. 대통령이 '했던' 말들을 복기해보자
윤 대통령은 대선 후보 당시 "(전두환씨가) 군사쿠테타와 5.18만 빼면 정치는 잘했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다"는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바 있다. 논란이 커지자, 윤 대통령은 이를 '인사'에 대한 얘기라고 해명했다. "전두환 정권 군사독재 시절 김재익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이 '경제 대통령' 소리를 들었을 정도로 전문가적 역량을 발휘했던 걸 상기시키며 대통령이 유능한 인재들을 잘 기용해서 그들이 국민을 위해 제 역할을 다하도록 한다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했던 것"이란 설명이었다.
국민의힘 대선후보 수락연설 땐 "진영과 정파를 가리지 않고 실력 있는 전문가를 발탁해 권한을 과감하게 위임하되, 그 결과에 대해서는 분명히 책임지는 대통령이 되겠습니다"고 밝혔다. 그 즈음 <연합뉴스>와 한 인터뷰에선 "단 한 번도 사사로운 정에 이끌려 인사를 해본 적이 없다. 모든 인사에 있어 그 직역에서 가장 높은 실력과 인격과 자세를 갖춘 사람을 잘 뽑는 것이 대통령이 해야 할 알파요 오메가라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집권 시 비선 걱정은 안 해도 되나'란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다.
그러나 윤 대통령 취임 후 불거진 논란 대다수는 이 발언들과 반대되는 행보 탓이었다. 대통령이 검사일 때 최측근에 있던 인사들이 대통령실에 자리 잡았다. 특히 일부 인사들은 대통령 부부와의 인연이 부각돼 '사적채용' 논란을 돌출시켰다. 대통령의 '40년 지기'로 알려진 정호영 전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는 '아빠 찬스' 논란으로 낙마했고, 대통령의 사법연수원 동기로 알려졌던 송옥렬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도 과거 성희롱 발언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자진사퇴했다. 대통령의 고교·대학후배인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경찰국 신설 관련 쿠데타 발언으로 안팎의 거센 비판을 자초했다.
6. 대통령 임기는 아직 많이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