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9일 서울 관악구 신림동 호우 피해 현장을 방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통령실 참모들이 윤석열 대통령을 적극 방어하고 나섰다. 80년 만의 기록적인 폭우가 중부지방에 쏟아지던 날인 8일 밤, 윤 대통령이 전화로 재난상황을 '재택 전화지휘'한 것을 두고 다음날인 9일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비호에 나선 것.
특히 온종일 야권의 공세가 좀처럼 멈추지 않자, 대통령실 참모들이 "국가적 재난 상황은 정쟁 대상으로 삼아선 안 된다"면서 반박 또 재반박을 통해 적극적인 방어막을 폈다.
"전화로 뭘 점검?" → "집에서 보고 받고 지시, 대통령 있는 곳이 상황실"
방어의 시작은 이날 오전 대통령실 관계자로부터 시작됐다. '전화지휘'를 했던 윤 대통령을 향해 야당 의원들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말 해도 해도 너무한다" "대통령은 보이지 않는다" 등 비판글을 올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조오섭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이 논평을 통해 "어제 정부의 재난 대응을 실시간으로 점검해야 할 윤석열 대통령은 끝까지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며 "자택에 고립된 대통령이 도대체 전화통화로 무엇을 점검할 수 있다는 말인가"라고 지적했다. 또 "대통령이 사실상 이재민이 되어버린 상황을 국민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냐"며 "취임 전 무조건 대통령실과 관저를 옮기겠다는 대통령의 고집이 부른 참사"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이 보이지 않았다거나 기록적 수해 상황에서 아무런 역할을 하지 않았다는 오해가 없길 바란다"면서 "기록적인 폭우가 내렸고 현장 대처에 매진하는 상황에서 대통령이 이동하면 대처 인력들이 보고나 의전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고, 대처 역량이 떨어질 수 있다는 내부 판단에 대통령은 집에서 실시간 보고를 받고 지시를 했다"고 반박했다.
또한 이 관계자는 "대통령 사저 주변 침수가 있었지만 대통령이 만약 현장에 나와야겠다고 생각하면 나오지 못할 이유는 없었다"며 "(자택에도) 대통령이 실시간으로 충분한 정보를 보고받고 지시 내릴 수 있는 시스템을 갖고 있다. 대통령이 있는 곳이 상황실"이라고 적극 해명했다(관련 기사 :
폭우에 발 묶여 전화지휘한 대통령... "정말 너무한다" http://omn.kr/206v4).
강인선 대변인 "민주당, 집무실 이전 공격하기 위해 허위사실 주장"
그 다음으로 강인선 대통령실 대변인이 이날 오후 민주당 논평에 대한 반박 성명을 내놨다. 야당의 비판에 불쾌한 반응을 공식적으로 표출한 것.
강 대변인은 "재난 상황마저 정쟁 도구화를 시도하는 민주당 조오섭 대변인 논평에 유감을 표한다"라며 "대통령이 자택에 고립됐다는 주장도, 집에 갇혀 아무 것도 못했다는 주장도 터무니없는 거짓"이라고 맞섰다.
또한 그는 "윤석열 대통령은 호우 피해 상황을 실시간으로 보고 받으며, 총리, 내각, 지자체와 피해 최소화를 위해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라며 "대통령 집무실 이전을 정치적으로 공격하기 위해 허위사실을 주장하는 것은 제1야당으로서 국민의 고통을 외면한 무책임한 행태"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강 대변인은 "다시 한번 민주당에게 촉구한다"라며 "재난 위기 극복은 정쟁이 아닌, 초당적 대책 마련으로 가능하다. 국민의 고통을 정쟁의 수단으로 삼는 행보를 멈춰주시라"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