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듣기

서울시-노동부 권고인데... 격월 검침했다고 가스점검원 징계

회사 "반성하는 태도 없어 일벌백계로 위계질서 확립"... 점검원, 사측에 재심 청구

등록 2022.08.10 16:16수정 2022.08.10 16:16
0
원고료로 응원
a  육안으로 보이지 않는 계량기를 확인하기 위해,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은 후 확인하는 가스검침원의 모습 (사진 : 김연웅 기자)

육안으로 보이지 않는 계량기를 확인하기 위해,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은 후 확인하는 가스검침원의 모습 (사진 : 김연웅 기자) ⓒ 은평시민신문

 
격월검침을 진행했다는 이유로 도시가스안전점검원들에게 징계처분이 내려졌다. 최근 강북도시가스서비스(주)와 은평도시가스이엔지(주)는 하절기 도시가스 계량기 검침을 격월로 시행한 점검원 20명에게 정직 10일에서 60일의 징계를 내리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15년 째 도시가스 안전점검을 해오고 있는 김윤숙씨는 지난 8월 1일 징계위원회 처분통지서를 받았다. 징계 수위는 정직 60일. 회사가 내세운 징계이유는 '회사 지시명령 불이행'이다. 매월 계량기 검침을 해야 하는데 격월검침을 진행했다는 이유다. 

14년 째 도시가스 안전검검을 해오고 있는 강아무개씨도 같은 이유로 정직 20일의 징계처분을 받았다. 징계처분 통지서에는 "반성하는 태도 없이 고용노동부 등 유관기관의 권고사항을 이행하라는 변명으로 일관하며 회사의 지시명령을 갑질로 폄훼하는 태도를 보이므로..." 등의 내용이 담겨있었다. 

 
a  서울특별시 도시가스 공급규정. 하절기에 격월검침을 실시할 수 있다고 되어있다.

서울특별시 도시가스 공급규정. 하절기에 격월검침을 실시할 수 있다고 되어있다. ⓒ 은평시민신문

 
현재 서울시 도시가스 공급규정에 따르면 "주택용의 경우 취사전용과 하절기(6월~9월) 난방용은 격월로 실시할 수 있다"고 돼 있다. 하절기는 도시가스 사용량이 적어 매월 검침을 하지 않을 수 있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이 규정은 격월 실시 권고'이지 강제사항이 아니라는 점에서 회사 측이 이를 징계 근거로 삼고 있다. 

하지만 서울시가 관련 규정을 만들면서 "하절기 격월검침을 실시할 수 있다"는 내용을 넣은 이유는, 도시가스검침 특성상 야외에서 활동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더운 여름 온열질환 등의 위험상황에 대비하라는 의미다. 

또한 회사 측이 내세운 "반성하는 태도 없이 정당한 지시명령을 갑질로 폄훼한 (노동자들을) 일벌백계하여 조직 위계질서 확립(하겠다)"등의 징계의결 이유는 노동자들의 정당한 권리를 무시한다는 점에서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하절기 격월검침 규정은 서울시, 고용노동부 등의 권고사항으로 노동자들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조치다. 현재 도시가스안전점검원들의 안전대책이 충분히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노동자들이 스스로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규정을 따른 일을 두고 회사 측이 '비상식적인 태도' 운운하는 것은 납득이 가지 않는 대목이다. 


회사 측의 징계처분에 도시가스안전점검원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점검원들은 "하절기에 격월검침을 한다고 해서 일을 안 하는 것도 아니고 고지서 송달, 가스점검 등의 일은 수행하고 있는데 서울시 규정을 따라 격월검침을 했다고 무리한 징계를 하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들은 회사 측에 재심을 청구하고 대응해 나갈 계획이다. 

징계강행에 대한 입장을 듣기 위해 강북도시가스서비스(주)에 연락을 취했으나 대표가 휴가 중이라는 이유로 관련 입장을 듣지 못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은평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은평구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은평시민신문은 은평의 시민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풀뿌리 지역언론입니다. 시민의 알권리와 지역의 정론지라는 본연의 언론사명을 지키고 실현하기 위해 정확하고 공정한 보도로 진실을 추구하며 참다운 지방자치와 풀뿌리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집 정리 중 저금통 발견, 액수에 놀랐습니다 집 정리 중 저금통 발견, 액수에 놀랐습니다
  2. 2 한전 '몰래 전봇대 150개', 드디어 뽑혔다 한전 '몰래 전봇대 150개', 드디어 뽑혔다
  3. 3 저는 경상도 사람들이 참 부럽습니다, 왜냐면 저는 경상도 사람들이 참 부럽습니다, 왜냐면
  4. 4 국무총리도 감히 이름을 못 부르는 윤 정권의 2인자 국무총리도 감히 이름을 못 부르는 윤 정권의 2인자
  5. 5 "한달이면 하야" 언급한 명태균에 민주당 "탄핵 폭탄 터졌다" "한달이면 하야" 언급한 명태균에 민주당 "탄핵 폭탄 터졌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