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영웅 작가의 소설 <분례기>
조현옥
<분례기>를 쓴 방영웅 소설가가 지난 달 31일 타계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향년 80세. 방영웅 소설가는 충남 예산에서 태어나 중학교를 마치고 상경해 휘문고를 졸업했다.
그의 고향 예산을 배경으로 한 소설 <분례기>는 1940년대 중반의 예산을 그리고 있다. 주인공 '똥례'의 비극을 다룬 소설은 충청도 중에서도 특히 '예산 사투리'의 보물창고와도 같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방영웅 소설가의 타계 소식은 지난 달 31일 <한겨레>에 부고 기사로 나간 것이 전부였다. 그의 작품을 사랑했던 독자들은 이 같은 현실을 안타까워하며 뒤늦게 작가의 죽음을 슬퍼했다.
주강현 전 제주대 석좌교수는 3일 SNS에 "쓸쓸한 죽음"이라고 글을 올려 방영웅 작가의 죽음을 애도했다. 주 교수는 모친이 '예산 사람'이다.
주 교수는 "장례식장이 텅비었다고 한다"며 "김지하 시인의 주기를 맞아 대규모 행사를 벌이고 보도를 쏟아내던 문학 기사들과 대비된다"고 아쉬워했다. 이어 "충청도의 묵직하고 토속적인 사투리를 구사하는 보령의 이문구, 예산의 방영웅, 근자에는 <국수>를 펴낸 김성동까지 잃어버린 언어의 보고"라고 치켜세웠다.
그러면서 "방영웅 작가의 주옥같은 문장들을 떠올리며 '문장의 시대'를 생각해 본다"면서 "수십년 전 어느 무명의 독자가 잊지 않고 삼가 조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조현옥 청운대 영어과 강사도 주교수의 글을 공유하며 애도를 표했다. 조현옥 강사는 "소설 <분례기>를 좋아했다. <분례기>의 출판은 엉청난 사건이었다"며 "예산 사투리와 읍내 곳곳의 마을 지명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어 마치 <더블린 사람들>을 쓴 제임스 조이스를 보는 듯 했다. 지역의 지저분한 삶의 밑바닥까지 고스란히 옮겨놓은 형식도 그렇다"고 전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댓글2
자유주의자. 개인주의자. 이성애자. 윤회론자. 사색가. 타고난 반골. 충남 예산, 홍성, 당진, 아산, 보령 등을 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공유하기
예산 출신 소설가 방영웅 별세... 향년 80세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