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극적인 음식, 과식으로 지쳐있는 당신의 위를 가상 인터뷰이로 모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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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절을 치르고 많이 지쳐 보이는데?
"수십 번째 겪는 명절인데 익숙해지지 않네요. 위는 음식이 들어오면 위액을 분비하고 수축 작용을 해 소화하는 역할을 해요. 그런데 명절에는 평소보다 더 많은 음식이 밀려 들어와요. 양도 많은 데다가 기름지고 끝없이 들어오니까 평상시보다 버거워요. 며칠 내내 쉬질 못해서 좀 지치네요."
- 어떤 음식을 소화 했나?
"종류가 정말 다양해요. 몇 년 전부터는 알코올도 들어오기 시작했고요. 송편, 꼬치전, 녹두전, 식혜, 잡채, 흰쌀밥, 고깃국, 갈비, 게장, 약과, 김치, 사과, 배, 육회... 공통점은 대체로 기름지고 칼로리가 높다는 거예요. 지방은 소화하는데 최소 6시간에서 12시간까지 걸려요. 1~2시간 걸리는 탄수화물에 비해 긴 시간이 소요되죠."
위는 명절 음식을 생각만 해도 울렁거린다고 답했다. 입과 소통이 원활하면 지금처럼 과로하진 않을 거라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위는 입 중에서도 혀가 문제라고 꼬집어 지적했다.
"아는 맛이 가장 위험하다고 하잖아요. 혀가 그래요. 아는 맛을 먹고 싶어서 못 참더라고요. (위가) 가득 찼다고 그렇게 얘기를 했는데. 명절에도 코로나 걸렸을 때처럼 맛을 못 느꼈으면 좋겠어요."
- 입만의 문제인가?
"궁극적으론 뇌의 문제겠지만···"
위는 잠시 말을 잇지 못하고 고민에 빠졌다. 몇 초 후 위는 작은 목소리로 조심스럽게 말을 이어갔다.
"아무래도 외압이 있는 거 같아요. 어쩔 수 없이 먹게 만드는 요인이요. 지켜본 결과 '할머니'라는 사람이 문제예요. 자꾸 음식을 권해요. 밥도 두 공기씩 퍼주고 식사 후엔 과일, 간식을 끊임없이 가져와요. '할머니'란 사람 앞에서 절대 해선 안 되는 말이 있어요. 바로 '배고파'예요. 그 말을 잘못했다간 온종일 먹게 될 거예요."
- 소화제의 도움을 받기도 한다는데?
"이번에도 도움받았어요. 음식이 한 번에 밀려 들어오고 소화되는데 시간이 더뎌졌어요. 소화 안 된 음식이 위에 오래 머무니까 답답한 느낌이 들었는지 소화제가 들어왔어요. 밀려있는 음식 소화하고 가스도 제거했죠. 사실 가벼운 산책 같은 움직임이랑 시간이 더 필요했을 뿐이지 소화 불량까진 아니었거든요? 뭐 덕분에 빠르게 소화하긴 했죠. 하지만 소화제에 마냥 의지해선 안 돼요."
소화가 조금 늦어진다고 섣불리 소화제부터 먹어선 안 된다. 위가 해야 할 일을 소화제가 대신하게 돼서 위의 기능이 점점 무뎌지기 때문이다.
- 명절이 끝난 소감은?
"이때 조심해야죠. 위는 지쳐있는데 부대낀 속 달랜다고 얼큰한 음식, 뜨거운 국물 요리가 들어와요. 그게 위에 또 자극될 수 있거든요."
위는 자극적이지 않고 소화 잘 되는 음식을 기대한다고 전했다. 매년 명절마다 위의 과로는 반복된다. 오늘날 식문화는 변화했다. 특별한 날이 아니고서야 고열량 음식을 먹을 수 없던 옛날과는 다르다. 식문화가 달라진 만큼 명절날 고열량 음식을 먹고, 과식하는 습관을 지양해야 한다. 부디 다음 명절에는 위가 건강한 연휴를 보낼 수 있기를 바라며 가상 인터뷰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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