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17일 영국 윌리엄 왕세자, 피터 필립스, 자라 틴달, 레이디 루이스 윈저, 제임스 세번 자작이 런던 웨스트민스터에서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을 추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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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장례식 참석도 마찬가지다. 한국은 영연방 소속 국가도 아니고 유럽의 이웃 국가도 아니다. 그렇다고 윤 대통령과 여왕이 특별히 친분이 있는 것도 아닌데 한국의 대통령이 이틀이나 쓰며 장례식 참석하는 것은 제3자의 눈에 당연히 생뚱맞게 비칠 수 있다.
더구나 영국 정부는 너무 많은 외빈의 참석으로 벌어지는 혼란을 우려해 전용기 사용 자제와 장례식장 참석자 2인 이내 제한 요청까지 했다. 영국 일정은 기왕 결정됐으니 의전적인 냉대나 실수로 구설에 오르는 것을 방지하는 것에 최대의 목표를 두는 게 현실적일 것이다.
유엔에선 총회 연설과 총회에 참석차 오는 미국 및 일본 정상과 개별 회담이 중요하다. 정부는 유엔에서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과 일본의 기시다 후미오 총리와 개별 회담이 잡혀 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일본언론들은 자국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한일 정상회담 개최가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보도를 하고 있어, 실제 성사 여부는 미지수다.
일본 쪽은 한국 쪽이 강제동원 노동 문제와 관련해 일본이 받아들일 수 있는 해결책을 내놓지 않는 상태에서 정상회담을 하는 것을 껴려왔다.
역으로 보면, 만약 유엔에서 첫 한일정상회담이 열린다면, 이는 윤 대통령이 일본의 요구에 접근하는 해결책을 들고 갈 수도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그 방법은 한국 정부가 대위변제 방식으로 강제노동과 관련한 일본 기업에 피해가 없도록 하겠다는 내용이 될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연루와 아베 국장 문제로 궁지에 몰려 있는 기시다 총리가 일본 우파의 반발이 큰 사안에 양보할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의 피해자가 반발하는 상태에서 덥석 일본의 요구에 '굴복'하는 것은 최악이다. 최소한 강제동원 문제는 인권 사안이라는 점, 일본 쪽이 가해자로서 책임이 분명하게 있다는 점을 분명하게 짚지 않는 한 국내의 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 섣부른 강제동원 해법은 자칫 지지율 30%를 겨우 턱걸이하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에게 치명상으로 작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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