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핼러윈 축제가 열리던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29일 밤 10시22분경 대규모 압사사고가 발생해 150여명이 사망하고 다수가 부상을 당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참사가 발생한 좁은 골목길 바닥에 사람들의 소지품이 어지럽게 흩어져 있다.
권우성
29일 밤 서울 이태원 골목길에서 150여명이 압사하는 참사가 벌어졌다. 3년 만에 맞는 '야외 노마스크' 핼러윈 축제에 모여든 인파가 해밀턴 호텔 옆, 차량 두 대도 오가기 힘든 좁고 가파른 경사로에 몰리면서 대형 사고가 났다.
"발도 제대로 못 대고 붕 뜬 상태였다"
증언을 종합하면, 당시 골목길은 인근 클럽과 상점들에서 나온 사람들로 꽉 차 제대로 움직일 수 없었다. 경사로 위쪽에서 누군가 넘어지자 아래에 있던 사람들이 우르르 밀려 넘어졌다.
당시 현장에서 벽 쪽에 붙어 있던 21세 여성은 "앞, 뒤, 양 옆이 모두 사람으로 막혀 발도 제대로 땅에 못 대고 붕 뜬 상태로 끼여있었다"라며 "숨도 제대로 쉴 수 없었다"고 했다. 또 다른 20대 여성은 "거의 한 시간 동안 골목을 못 빠져나가니 뒤에서 미는 힘들이 있었다"라며 "사람들이 위에서부터 쓰러졌고 숨이 막혀 살려달라고 소리 질렀다. 사이렌도 들렸지만 구조하러 들어올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라고 말했다.
모로코 출신 마르완(24)씨는 "10분 간격으로 이태원에 지하철이 올 때마다 수백 명 이상의 사람들이 그 골목으로 몰려 들어가는데 현장에서 아무도 제대로 통제하는 사람이 없었다"라며 "경찰들도 차도 주변에만 있었지 골목 안쪽으로는 관리를 하지 않았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사고가 난 골목길은 이태원역 1번 출구 바로 앞이다. 마르완씨는 "3명의 한국 친구가 사망했다"라며 "모로코에서도 벌써 나에게 괜찮냐고 연락이 왔다. 이미 해외에서도 이 안타까운 일을 안다"고 했다. 소방 당국에 따르면, 현재까지 파악된 외국인 사망자는 2명, 부상자는 15명이다.
"골목에 몰려 드는데 통제 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