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준 부산시장과 부산시 공무원들이 31일 부산시청 1층에 마련된 이태원 참사 합동분향소를 찾아 헌화하고 있다.
부산시
"영정이 없는 분향소를 보니 너무 마음이 아파요"
이태원 참사 희생자 부산 합동분향소에서 조문을 마치고 나온 한 50대 시민은 이 말과 함께 "안타깝다"라는 얘기를 되풀이 했다. 다른 40대 조문객은 "어떻게 대한민국 서울 한복판에서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느냐"며 눈시울을 붉혔다. 핼러윈을 맞아 156명이 숨지고 151명이 다치는 등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서 벌어진 초유의 참사에 부산 공무원도, 정치권도, 시민도 슬픔을 가누지 못했다.
"도심 한복판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부산시청 1층 국제교류전시관 앞으로 추모행렬이 이틀째 이어진다. 부산시는 31일 오후 이곳에 분향소를 설치하고, 조문객을 받고 있다. 분향소 중앙에는 흰색 바탕에 검은색 글자로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분향소'가 적혔다. 제단에 영정과 위패는 생략했다. 이는 모두 행안부 관련 지침에 따른 조처다.
1일 오전까지 벌써 수백여 명이 분향소를 찾았다. 제단에 쌓인 국화꽃은 갈수록 늘어났다. 침통한 표정의 시민들은 헌화와 묵념으로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었다. 시 관계자는 "시민들이 계속 분향소를 방문하고 있다. 아침 일찍, 저녁 늦게 조문을 하러 온 분들도 많다"라고 설명했다. 부산시가 공개한 합동분향소의 운영 시간은 8시부터 밤 10시까지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분향소 설치 당일 바로 조문을 마쳤다. 박 시장은 방명록에 "너무도 안타깝고 억울한 희생에 더할 수 없는 미안함을 느낀다.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온 힘을 다하겠다"라고 글을 남겼다. 그는 부산에서 열리는 축제 행사의 재점검을 약속했다. 앞서 시는 100만 명 규모로 열릴 예정이었던 부산불꽃축제의 무기한 연기를 공지했다.
부산시민, 부산시뿐만 아니라 여야 정치권과 경찰, 검찰 관계자들도 일제히 추모에 나섰다. 야당에서는 서은숙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 위원장, 노정현 진보당 부산시당 위원장, 김영진 정의당 부산시당 위원장 등이 차례대로 합동분향소를 방문했다. 조문을 끝낸 이들은 "사태수습, 원인규명" 등을 정부에 요구했다.
부산시의회 역시 같은 목소리를 냈다. 안성민 시의회 의장은 이날 310회 정례회에 앞서 조문을 하고 1차 본회의를 진행했다. 개회사에선 이태원 참사를 구체적으로 거론했다. 안 의장은 "유사한 재난이 반복되지 않도록 정확한 원인 규명과 대책 마련이 뒤따라야 한다"라고 말했다.
검찰·경찰에서는 박종근 부산지검장, 우철문 부산경찰청장이 각각 분향소를 방문해 추모에 동참했다. 간부들과 이곳을 찾은 이들은 국화꽃을 놓으며 희생자들에 대한 애도를 표시했다. 지역 주요 인사들의 분향소 방문은 이날 오후에도 계속된다. 오스카 츠요시 신임 부산일본영사관 총영사, 조경태 국민의힘 부산시당 위원장 등이 조문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