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화하는 박희영 용산구청장박희영 용산구청장이 31일 오전 서울 용산구 녹사평역광장에 설치된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분향소'에서 헌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태원 압사 참사 발생 2주 전, 박희영 서울 용산구청장은 "안전에 대한 염려로 잠을 제대로 못잤다"라고 말했다. 용산구가 후원한 '이태원 지구촌 축제'를 준비하느라 잠을 설쳤다면서 용산구의 축제 준비 태세를 과시했다.
박 구청장은 지난 10월 15일 오전에 네이버 커뮤니티 서비스 밴드인 '용산구를 사랑해'에 "3년 만에 개최되는 축제 준비와 안전에 대한 염려로 간밤에 잠을 제대로 못잤다"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새벽 4시 반에 일어나 축제 준비 현장도 살펴보고, 용산상공회 산행, 효창동 주민 야유회, 이태원 감리교회 야유회 등 배웅인사를 드렸다"라며 "이태원 지구촌 축제를 마칠 때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겠다"라고 다짐하기도 했다.
이태원 압사 참사 후 이상민 행정안전부장관과 함께 책임 회피성 발언으로 비난을 산 것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박 구청장은 '명품용산' '따뜻한 사람' 등을 자신의 이름 옆에 해시태그(#)로 달았다. 지난 10월 15일과 16일, 양일간 열린 이태원 지구촌 축제는 (사)이태원관광특구연합회가 주최하고 서울특별시와 용산구가 '후원'하는 행사였다.
행사가 끝난 후인 10월 17일 오전엔 직접 쓰레기 봉투를 쓰레기차에 던지는 사진을 올리며 "특히 걱정했던 안전사고와 쓰레기 관련 문제가 생기지 않아 다행"이라고 밝혔다. 그는 "주말을 반납하고 이틀 동안 쉬지도 못한 우리 1300여명의 직원들 여러분 수고 많았다"라며 "미흡한 점을 개선해 내년에는 더 멋진 축제로 뵙겠다"라고 덧붙였다.
용산구청 관계자에 따르면, 핼러윈 데이를 맞아 용산구청이 5일 동안 이태원에 투입한 직원은 150명 규모다. 하루 30명 꼴이다. 반면, 이태원 지구촌 축제에는 10월 15~16일 이틀간 1078명의 용산구 직원이 투입된 것으로 확인됐다. 일일 평균 500여 명의 공무원들이 이태원 지구촌 축제에 동원됐다.
용산구청 문화체육과 관계자는 1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이태원 지구촌 축제) 축제장이 엄청 넓다. 이태원로뿐만 아니라 보광로까지다"라면서 "용산구청 공무원이 거의 나간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용산구 후원 축제엔 잠 설쳤다던 구청장... 핼러윈 축제엔 '책임 회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