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와 민주유공자법제정추진단 관계자들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서 민주유공자법 제정을 촉구하며 연좌농성을 벌이고 있다.
유성호
국민의힘의 반대 속에서 민주유공자법 제정이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우원식 민주당 의원을 포함한 총 175명의 의원들이 뜻을 모았다. 기자회견 현장에는 민주당의 우상호·우원식 의원, 강은미 정의당 의원, 무소속 윤미향 의원이 함께했다. 이날 국회 소통관에는 유가협뿐만 아니라 민주유공자법 제정 추진단, 민주노동조합총연맹, 한국진보연대 등이 힘을 보태기 위해 동참했다.
해당 법안을 대표발의한 우원식 의원은 "우리나라는 군사독재를 거치면서, 어느 나라보다 유래가 없는 시민혁명이 일어나고, 그속에서 전세계 어디에 내놔도 부끄럽지 않을 정도로 선진적인 민주주의를 이룬 나라"라고 입을 열었다.
그러나 "민주주의를 이루는 과정에 정말 희생당한 사람들이 있다"라며 "박종철·이한열·전태일, 이런 사람들이 민주유공자가 아니라고 한다. 그렇게 이름을 못 붙이고 있다"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그래야 우리가 민주주의를 이뤄냈다고 자랑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우 의원은 "최근에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배은심 여사)께서 돌아가실 때 '우리 한열이 유공자로 만들지 못해서, 내가 죽어서 한열이 어떻게 만나느냐'라던 그 피맺힌 절규를 잊을 수 없다"라며 "지금 여기 계신 가족들도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더 이상 막지 마시라"라며 "이번만큼은 꼭 협조해주시기를 당부드린다"라고도 외쳤다.
강은미 정의당 의원 역시 "국민의힘에게 묻는다"라며 "박종철·이한열, 이분들이 민주유공자가 아닌가? 박종철·이한열을 민주유공자로 지정하는 것이 특혜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가 폭력에 의해 죽거나 다친 사람들을 민주유공자로 예우하는 것이 그 무슨 특혜이고, 그 무슨 불공정이란 말인가?"라고 따져 물은 것이다.
강 의원은 "1909년, 조선 침략의 수괴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안중근 의사를 독립유공자로 지정하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군사독재에 항거에 투쟁한 분들을 민주유공자로 지정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며 "그 당연한 것에 그 어떤 정치적 유불리가 개입되는 것은 있을 수 없다. 더 이상 박종철·이한열 열사와 민주화를 위해 희생하신 모든 분들게 부끄러운 국회, 부끄러운 정치가 되지 않도록 이 법의 통과를 촉구한다"라고 연대 발언을 마쳤다.
"국민의힘, 민주유공자법 반대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