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지형 둔주봉 한반도지형전망대에 설치된 거울을 통해 보면 한반도 지형이 제대로 보인다.
정명조
운동 기구가 설치된 평평한 곳에서 잠시 쉬었다. 다시 내리막길을 거쳐 가파른 오르막을 한번 더 지나면 한반도지형전망대다. 정자도 있고, 산불감시초소도 있다.
앞을 보면 휘돌아가는 금강 물줄기가 보이고, 그 가운데 한반도 지형이 있다. 다른 곳과 달리 왼쪽과 오른쪽이 바뀌었다. 전망대에 설치된 거울을 통해 보면 제대로 된 모습이다. 옥천 9경 가운데 제1경이다.
둔주봉
전망대에서 800m쯤 오르면 둔주봉(屯駐峯)이다. 해발 384m다. 전망은 그다지 볼 것 없다. 나뭇잎 사이로 금강이 보일락말락 한다. 산악회 리본이 많이 달렸다.
재경안남산악회에서 세운 정상석에는 등주봉(登舟峯)이라고 쓰여 있다. 산 아랫마을에서 오랫동안 터를 잡고 살아온 초계 주씨 족보에 등주봉이라고 기록되었고, 마을 이름도 배바우라고 한다. 마을 사람들이 본래 이름을 찾기 위해 나섰다고 하나, 옥천군청 홈페이지에는 모두 둔주봉으로 되어 있다.
정상에서 내려가는 길은 세 갈래다. 피실, 금정골, 고성 방면이다. 그 가운데 주차장과 가장 가까운 고성 쪽으로 내려왔다. 내려가는 길은 급경사다. 나무계단에 낙엽이 쌓여 잘 보이지 않았다. 내내 발에 힘을 주고 내려오면 산등성이 길이 이어진다. 늦가을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구간이다. 낙엽 부스러지는 소리가 정겹게 들렸다.
햇빛 잘 드는 곳을 골라 낙엽 위에 앉았다. 갑자기 모든 소리가 멈추었다. 바람 소리도, 물소리도, 새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오랜만에 온갖 소음에서 완전히 차단되었다. 한참 있으니 희미하게 벌레 소리가 들렸다. 아! 늦가을이니 새소리일까? 매우 작은 새소리 같기도 했다. 이런 순간이 있을까 할 정도로 마음이 차분해졌다.
금강 강변길
고성으로 가는 마지막 길은 급경사다. 다 내려가면 개인 땅이 나온다. 농지 개발 중이다. 굴삭기로 산비탈을 깎아 파헤치고 있다. 그곳을 지나면 금강을 만난다. 이 물줄기가 대청호로 흘러 들어간다. 강변길을 따라 금강 상류 쪽으로 걸었다. 차가 다닐 정도로 넓다. 흙먼지 날리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