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 참사 현장에서 국화꽃을 든 시민들이 희생자들을 추모하며 기도하고 있다.
권우성
WP는 "이태원은 핼러윈 주말이면 평소에도 수만 명의 젊은이가 모여드는 곳"이라며 "코로나19 방역 규정이 풀리면서 지역 상인들은 올해 더 많은 인파가 올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라고 전했다.
이어 "오후 10시가 되자 레스토랑과 술집이 모여있는 세계음식거리에서 해밀턴호텔 옆 골목으로 사람들이 유입되기 시작했고, 그곳에 있는 108힙합라운지에서 파티가 열릴 예정이었다"라며 "오후 10시 8분께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고, 일부는 숨쉬기가 어려울 정도의 압박을 호소했다"라고 분석했다.
또한 "10시 17분 세계음식거리에 있는 사람들은 골목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도 모른 채 계속해서 밀려들어 왔다"라며 "한 남성은 군중에서 탈출하기 위해 해밀턴호텔 뒤쪽에 있는 표지판을 타고 올라가려고도 했다"라고 전했다.
당시 "현장에 있던 목격자들은 사람들 일부가 서로 밀치다가 갑자기 시야에서 사라졌고, 그 위로 다른 사람들이 쓰러졌다고 말했다"라며 "이것이 전문가들이 지적하는 도미노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WP는 한국 언론을 인용해 "지역 상인들은 참사 며칠 전부터 이태원역에 인파가 몰릴 것을 우려해 핼러윈 주말 동안 지하철 열차가 이태원역을 우회하도록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서울교통공사는 공식적인 요청을 받지 못했다는 입장"이라며 "전문가들은 골목에서 가장 가까운 (이태원역) 출구를 폐쇄했다면 당시 혼잡을 어느 정도 완화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라고 덧붙였다.
"너무 늦게 도착한 구조대...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WP는 "전문가들은 따르면 군중 밀집을 완화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사람들을 빨리 꺼내 압력을 줄이는 것이라고 말하며, 이는 골목 양쪽 끝에 있는 사람들을 대피시키는 것을 의미한다"라며 "그러나 현장 영상에 따르면 구조대원들이 이를 하는데도 26분~31분이 걸렸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오후 10시 22분 사람들은 이미 골목의 가장 혼잡한 지점에 서로 겹쳐 있었다"라며 "현장에 있던 5명의 경찰관은 군중의 무게로 인해 사람들을 끌어내는 데 어려움을 겪었고, 그 와중에도 세계음식거리에서는 인파가 계속 유입되면서 혼잡을 가중시켰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장에 있던 김백겸 이태원파출소 경사는 사고 지점에서 비명을 듣고 무언가 잘못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라며 "그가 확성기를 들고 사람들에게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다', '뒤로 물러나달라'고 간절히 외치는 장면이 언론을 통해 퍼져나갔다"라고 전했다.
WP는 "이태원의 교통 체증 탓에 구급차와 지원 인력이 현장에 도착하는 데 난항을 겪었다"라며 "결국 구조대원들은 차량에서 내려 걸어서 이동했고, 영상을 보면 오후 10시 34분까지도 현장에 도착하지 못했다"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오후 11시 22분이 되어서야 구조대원들이 골목에서 부상자와 의식을 잃은 사람들을 끌어내고 이태원로와 인접 지역에서 심폐소생술을 시작했다"라며 "아직 조사가 진행 중이지만, 경찰은 사고 이전과 전개 당시의 대응이 모두 부적절했음을 인정하고 수사를 받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분명히 막을 수 있었던 참사... 작년과 달랐던 이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