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이르복드 산 중턱에 새겨진 조각상으로 몽골인들의 기도처이다
오문수
수많은 바위가 널려있는 험준한 바위산은 아르갈과 양기르가 살기에 적합한 곳이기도 하다. 바위와 바위 사이에 풀밭이 있어 야생양과 야생염소가 먹고 살기에 적합한 환경이 조성되었을 뿐만 아니라 바위 때문에 인간이 쉽게 접근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가이드 저리거씨의 설명에 의하면 "러시아군이 이곳에 주둔했을 때 아르갈과 양기르를 많이 잡아 먹어 멸종위기에 처했지만 러시아군이 철수하자 몽골 정부에서 보호구역으로 설정했다"고 한다.
산 정상에 야생동물 몇 마리가 보여 망원렌즈로 촬영해 확대해보니 야생염소인 양기르 세 마리가 일행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떼지어 날아다니는 까마귀떼를 구경하다가 산자락으로 가니 낙타 여러 마리가 등에 짐을 메단 조각상이 나타났다.
중국에 '차마고도'가 있었다면, 몽골에는 '녹차의 길'이
고비사막이라 살아있는 낙타가 흔한데 왜 초원에 낙타조각상이 있을까? 하고 의아해 하며 가까이 다가가니 몽골어와 영어로 된 안내문이 자세히 기록되어 있었다. 몽골어는 읽을 수 없어 영어로 적혀 있는 설명 첫 문장은 '녹차의 길(The Tea Road)'이다.
녹차는 현재 세계 어디에서든 맛볼 수 있는 음료 가운데 하나다. 하지만 처음부터 전 세계인들이 즐겨마시던 음료는 아니다. 녹차가 유럽에 전해지기 전까지 녹차는 동양인들이 마시는 성스럽고 신비로운 음료였다.
녹차에 대해 최초로 "잎을 끓여 만든 음료"라고 정의한 역사적 기록은 진(265~420) 시대의 것이다. 중국 최고의 번성기였던 당 시대에 상류층, 학자, 승려들 사이에서 차를 즐겨 마시기 시작했다. 송나라까지 이어진 차의 유행은 점차 중산층과 노동 계급에까지 확산되었다.
당 시대에 교역이 번창하면서 차는 고대 대상로를 통해 수출되었다. '차마고도'는 윈난과 쓰촨, 티베트, 미얀마까지 이어졌고, 북쪽으로는 '실크로드'가 중앙아시아, 서아시아, 지중해까지 이어졌다. 이후 시베리아를 통해 중국과 러시아를 연결하는 '티로드'도 열렸다. 다음은 안내판에 적힌 '티로드' 설명문을 정리한 내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