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봉쇄정책 반대 시위에 배치된 상하이 경찰들(상하이 AP=연합뉴스) 26일(현지시간) 중국 상하이에서 경찰들이 고강도 코로나19 봉쇄정책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는 시민들을 지켜보고 있다. 지난 24일 신장웨이우얼자치구 우루무치시의 한 고층 아파트에서 발생한 화재 사건으로 '제로 코로나' 정책에 대한 시민들의 분노가 가열되면서 상하이를 비롯한 여러 도시에서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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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의 강력한 '코로나 제로' 방역에 민심이 폭발하면서 정권 퇴진 운동이 확산하고 있다.
중국 수도 베이징을 비롯해 상하이, 광저우, 청두 등 주요 도시에서는 27일 코로나19로 인한 정부의 봉쇄 정책에 반발하는 주민들이 거리로 나와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베이징에서는 도심 공원과 대학 캠퍼스 등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시위가 벌어졌다. 시민들은 "시진핑 퇴진, 중국 공산당 퇴진"이라는 구호를 외치면서 거리 행진을 펼쳤다.
경찰은 후추 스프레이 등을 사용해 시위대를 해산시켰으나, 불과 몇 시간 뒤 같은 장소에 시민들이 다시 집결해 시위를 이어갔다. 그러자 경찰이 또다시 출동해 시위대를 체포하고 버스에 태워 데려갔다.
"중국서 수십 년 만의 최대 규모 반정부 시위"
중국 관영 매체는 시위 관련 소식을 일절 보도하지 않고 있으나, 외신과 소셜미디어를 통해 급속히 퍼지고 있다.
AP통신은 "중국 정부의 엄격한 방역에 분노한 시민들이 시진핑 국가주석의 사임을 요구하며 보기 드문 직접적인 도전(rare direct challenge)을 했다"라며 "1980년대 이후 수십 년 만에 최대 규모의 반정부 시위"라고 보도했다.
시위에 참여한 한 시민은 "모두가 중국인은 거리로 나와 시위하는 것을 두려워하고 용기가 없다고 생각한다"라며 "사실 나도 그렇게 생각했으나, 막상 시위에 나와보니 모두가 용감하다는 것을 깨달았다"라고 말했다.
중국 최고 명문 베이징대와 칭화대에서도 시위가 벌어졌다. 시 주석의 모교이기도 한 칭화대에서는 2천여 명의 학생이 모여 '방역 완화'와 '언론 자유'를 외쳤다. 이 밖에도 중국 50여 개 대학에서 시위가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대규모 시위는 지난 24일 신장위구르자치구의 수도 우루무치에서 아파트 화재로 10명이 숨지는 사고로 촉발됐다. 중국 소셜미디어에서는 방역을 위해 해당 아파트를 봉쇄한 탓에 진화 작업이 느려져 피해가 커졌다는 의혹이 퍼져나갔다.
이튿날인 25일 성난 우루무치 주민들이 현지 정부청사 앞에서 대규모 시위를 벌였고, 시 당국은 밤늦게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화재가 난 지역은 코로나19 '저위험 지역'이어서 아파트를 봉쇄하지 않았고, 아파트 앞에 주차된 차량 탓에 소방차 진입이 어려웠다고 해명했으나 성난 민심을 달래지는 못했다.
이 밖에도 지난 17일에는 코로나19로 호텔에 격리됐던 생후 4개월 암 투병 영아가 구급차의 이송 거부로 숨진 사건이 알려졌고, 최근 열리고 있는 카타르 월드컵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고 경기를 보는 관중들의 모습이 TV 중계로 전해지면서 3년 가까이 방역에 억눌린 중국 시민들의 인내심이 한계에 달했다는 평가다.
코로나19 확산세 못 잡는 중국... 민심도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