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유성호
"한쪽에선 예산안 협상을 가로막고 한쪽으론 가이드라인을 제공하는 대통령이다. 이럴 바엔 윤석열 대통령이 국회와 직접 협상하고 담판 짓길 바란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내년 예산안 협상의 핵심 쟁점인 법인세법 개정안과 관련해 조속한 처리를 주문한 윤 대통령에게 일침을 가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2일 한덕수 국무총리와 한 주례회동에서 "법인세법 개정안은 대기업만의 감세가 아닌 모든 기업의 투자와 일자리를 늘려 민간 중심의 경제 활력을 제고하기 위한 것"이라며 "특히 법인세 인하는 특정 기업의 혜택이 귀속되는 것이 아니라 다수의 소액주주와 근로자, 협력업체 등 국민 대다수에 그 혜택이 돌아간다"고 주장한 바 있다(관련기사 :
윤 대통령 "법인세법·한전법 반드시 처리돼야" http://omn.kr/21ymn).
사실상 대통령이 직접 나서 민주당의 '초부자 감세' 비판을 정면 반박하면서 정부·여당의 원안대로 법인세 개정안을 처리할 것을 주문한 것이다.
이에 대해 박 원내대표는 13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예산안) 협상 내내 여당은 온통 윤 대통령 입만 쳐다보는 형국이었다. 이도 모자라 대통령이 직접 법인세법 처리를 주문했다"며 "입법부인 국회를 자신의 '통법부'쯤으로 여기는 저급한 인식이 드러난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예산안에 대한 심의·확정권은 여당인 국민의힘이 야당과 책임 있게 논의하는 게 마땅하다"면서 윤 대통령의 '주문' 탓에 예산안 관련 협상이 지지부진해지고 있다는 인식도 드러냈다.
참고로, 오영환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회의 후 기자들을 만나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정부 입장에선 더 이상 협상에 임하기 어렵다'고 했고,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더 이상 본인 입장에선 협상 임하기 어렵다'는 태도를 보였다고 한다"라며 "사실상 대통령의 이러한 고집과 강압적인 가이드라인 때문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강 건너 불구경 하듯 멀리서 가이드라인만 던져놓고 명령하듯 협상에 장애만 초래하고 있는 것은 대통령 본인이다"며 "목소리만 크면 이기는 줄 아는 골목대장 같은 느낌"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제안대로 해도 대통령의 법인세 감면 공약 지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