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대가 최근 강민정 의원에게 보낸 '김 교수에 대한 연구부정 판정 관련 보고서'.
강민정 의원
국립 전북대 총장 후보로 지난 11월 대통령실에 추천된 교수가 불과 반년 전에 연구부정 '중대' 판정을 받았던 인물인 것으로 확인됐다. '몽골인 유학생 논문'을 편취한 논문에 제1 저자로 이름을 올린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연구부정 '중대' 판정받고도 총장 출마→대통령실에 추천
14일, <오마이뉴스>는 국회 교육위 강민정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전북대로부터 받은 '김◯◯ 교수 관련 2022년도 연구윤리진실성위(아래 연구윤리위) 판정 결과'를 입수해 살펴봤다. 전북대 총장 선거에 출마했던 김 교수는 지난 11월 30일 선거 결과 2등을 차지해 대통령실에 1등 후보와 함께 총장 후보로 공식 추천된 인물이다.
전북대 문서를 보면, 김 교수는 총장 선거 6개월 전인 올해 5월 열린 제2차 연구윤리위 판정 결과 자신이 제1 저자로 등재된 두 개의 논문 모두에서 진실성 위반 정도 최고처분인 '중대' 판정을 받았다.
두 논문 모두 연구부정 행위 유형은 '부당한 저자 등재(표절, 통상 용인 범위 이탈)'였다. 김 교수가 두 논문에서 모두 타인이 쓴 논문에 자신의 이름을 무단으로 등재하는 연구부정 수법으로 기존 논문을 사실상 편취했다는 뜻이다.
김 교수가 연구부정 처분을 받은 논문 제목은 <Determining the ratio of old leaves to flowers of a mandarin tree for yield monitoring at early stages>(조기 수확량 모니터링을 위한 감귤나무의 꽃에 대한 오래된 잎 비율 결정, 2015년)과 <Mobile RFID signal collision avoidance for a multi-agent based hypertension management system>(다중 에이전트 기반 고혈압 관리 시스템을 위한 모바일 RFID 신호 충돌 회피, 2015년)이다.
이 가운데 앞에 논문은 몽골인 유학생 Y씨가 써놓은 박사학위 논문을 김 교수 등이 편취해 SCI급 국제 학술지에 게재한 것이다. 이 몽골인 유학생 이름은 해당 논문 저자에서 빠져 있다.
뒤의 논문은 전북대 한 교수가 주도해 2010년 국내 학술지에 이미 발표한 논문이었는데, 2015년에 국제학술지에 '저자 바꿔치기' 형식으로 다시 실린 것이다. 원 논문에 이름이 없었던 김 교수가 뒤에 실린 논문에 제1저자로 끼어들어간 사실이 드러나 연구부정물로 판정됐다.
전북대에 따르면 이 대학은 지난 2018년 4월 1일 김 교수에 대해 승진 자격을 심사하고 승진시켰다. 하지만 김 교수는 이 승진심사 당시 문제의 부정 논문 2개도 연구업적으로 제출해, 승진 적절성 여부에 대한 시비가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전북대는 김 교수에게 해당 연구부정 논문을 작성한 다음 해인 2016년 연구분야 참스승상까지 수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 교수는 이 '참스승상' 수상 사실 등을 내세우며 지난 11월 총장 후보에 출마해 최종 투표에서 이 대학 구성원 중 39%의 지지를 얻기도 했다. 이 당시 김 교수가 내세운 기치는 '새로운 바람, 혁신의 아이콘!'이었다. 하지만 이 대학 교수와 학생 상당수는 김 교수의 '제자 논문 편취' 등의 중대한 연구부정 사실을 알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김 교수는 대통령실 판단 여부에 따라서는 장관급 예우를 받는 전북대 총장으로 임명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논문 편취 교수를 총장으로 추천? 상식 이하"